경전철에도 뜨지않는 김포한강신도시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9.07.19 16:23

[르포]신규분양 많아 오히려 '역풍'… 연초대비 떨어진 곳 수두룩

"경전철 훈풍이라고요? 더운 날씨에 훈풍까지 불어서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경기 김포시 장기동 L공인관계자)

지난 16일 김포도시철도가 국토해양부의 확정승인을 받은 후, 장기지구를 비롯한 김포 일대 부동산시장은 썰렁한 분위기다. 문의는 간간히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교통호재에도 시장은 '시큰둥'=이번에 확정된 김포도시철도는 2013년 개통 예정으로, 김포공항~고촌~풍무~사우~북변·걸포~김포한강신도시까지 10개 정거장을 지난다.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과 인근 중개업소들마다 김포도시철도를 앞세워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소개해 왔다. 인근 고촌, 풍무 등 경전철 수혜지로 손꼽히는 지역들도 개발호재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지 상황은 딱히 그렇지 못하다. 인근 아파트값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전철과 인천지하철 9호선 환승역인 장기역이 들어서 최대 수혜대상으로 꼽혔던 일대 아파트값은 여전히 보합세다. 그나마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대형평수나 싼 매물이 조금씩 팔리는 정도다.

지난해 입주한 '신영지웰' 84㎡(이하 전용면적)는 3억1000만원에, '우미린' 98㎡는 4억2000만원에 각각 거래돼 3.3㎡당 1000만원 수준이다. 장기동 롯데공인 관계자는 "경전철 효과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큰 움직임이 없다"며 "새 아파트라 가격이 분양보다 더 떨어지지는 않지만 오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입주한지 오래된 '청송마을현대1단지'와 '전원마을3단지월드'의 경우 오히려 가격 하락세가 확연히 드러난다. 8년 전 입주한 현대1단지 84㎡는 1000만~2000만원, 134㎡는 5000만~7000만원씩 각각 떨어졌다. 월드 84㎡는 2억5000만~2억6000만원에, 134㎡는 최근 급매로 3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 김포한강신도시 아파트 전경
◇김포 한강신도시, 하락세 계속되나=김포 한강신도시 아파트 하락세는 지난 3월 이후 두드러졌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장기동 청송마을현대1~3단지의 경우 올 초를 기준으로 현재까지 가격이 오른 단지가 단 한 곳도 없다. 하반기에 집중될 신규분양 때문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실적도 좋지만은 않다. 최근 분양한 '우미린'과 'KCC스위첸'은 1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됐다. 일산대교 개통,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김포구간 착공, 양도세 전액면제 등의 호재도 수요자들을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분양가 때문이다. 실제 올들어 선보인 한강신도시 분양 물량은 대부분 직전 분양가보다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신규분양 계약자들이 누릴 수 있는 차익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는 청약광풍을 일으킨 인천 청라지구와 비교된다. 청라지구의 경우 대부분 신규단지가 이전 분양아파트에 비해 10~15% 가량 싸게 공급돼, 당첨될 경우 적잖은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경전철의 경우 지상철로로 개설, 오히려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소음유발 등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또 지하철 환승을 감안하면, 강남까지 40분대 이동은 무리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양창길 씨티공인 사장은 "수도권 분양물량 중 저렴한 가격과 좋은 입지에도 김포 한강신도시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 분양이 쏟아지면 경전철 주변 기존 아파트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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