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이름보다 익숙했던 애칭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9.08.18 14:00
'3김(金)시대'라는 단어를 연상했을 때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떠올리기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한국 정치사에 굵은 획을 그은 이들 '3김 인사'들에겐 이름 석 자만큼이나 친숙한 '국민 애칭'이 있었다. 'DJ' 'JP' 'YS'가 그것이다.

언론은 '3김 인사'들이 했던 말을 인용할 경우 이니셜을 사용했고 국민들도 이니셜로 이들을 지칭하기 시작했다. 영문 이니셜이 있다는 것 자체로 정치인들의 영향력의 정도가 가늠되는 만큼 일부러 이름 대신 영문 이니셜로 불러주길 바라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특히 대선 후보를 지낸 인사들은 영문 이니셜로 자신을 적극 홍보하기도 한다. 현직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MB'라는 이니셜을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사용해왔다.

한 여당 의원에 따르면 "2004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서울시장 홍보를 위한 미니홈피를 만들면서 'MB'라는 이니셜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고 그 후 2006년 무렵부터 이름보다 이니셜로 언론에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선 당시 이 대통령과 맞섰던 정동영 의원도 언론이나 유권자들로부터 'DY'로 더 익숙하게 불렸다. 그 외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보는 'DR',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김근태 전 의원은 'GT',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정몽준 의원이 'MJ'로 불리는 등 유력 정치인들에게 영문 이니셜은 또 하나의 '이름'을 대신한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고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라고 해서 모두가 영문 이니셜로 불리는 행운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2년 대선출마를 선언했던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HD'라는 이니셜로 불리지 않았다. 역시 17대 대선에 출마했던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인제,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등도 이니셜이 따로 없었다.

야당 대선 후보를 도와 일했던 한 당직자는 "영문 이니셜은 사람들에게 부르기 쉽고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점에서도 중요하지만 정작 그렇게 불러주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결국 그 정치인이 거물급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해 주는 척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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