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쇼크 상대적으로 적지만…

더벨 김동희 기자 | 2009.07.17 07:01

[해운사리포트:현대상선편]①업황악화에 용선료 부담 증가

이 기사는 07월14일(14:3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 역시 업황의 급격한 추락으로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업계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 등 경쟁사와 달리 호황 끝물에 투자(자사선 발주)를 크게 늘리지 않은 것이 결과적으로 다행이다. 컨테이너 유조선 LNG선 등 보유 선박이 다양하게 구성된 것도 충격 흡수 능력을 키웠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화된다면 현대상선도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냉정한 시각이다. 수익은 줄고 자금부담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재무구조와 영업실적이 동반 악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업적자 전환 불구 사업 안정성 높아

현대상선은 올 1분기 매출원가가 크게 늘면서 96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진해운 등 규모와 사업형태가 비슷한 경쟁사에 비해 손실 규모는 크지 않았다. 매출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운임이 급락한 컨테이니선의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유조선과 LNG선, 전용선 투자를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에 BDI운임지수가 반등하면서 건화물선과 유조선, LNG 등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상선의 매출은 컨테이너선이 65%를 건화물선, 유조선 등의 벌크선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컨테이너선이 4.3%를, 벌크선이 13.2%를 나타내고 있다.

기능통화제 도입은 재무지표의 급격한 추락을 막았다. 지난해 말 현대상선은 3977억원에 달하는 외화환산순손실을 계상하지 않아 9284억원의 당기순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올 1분기에도 1157억원에 달하는 외화환산순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역시 영업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상선은 연간 단위 운송약정(Service Contract,S/C)과 장기운송계약(COA: contract of affreightment) 매출 비중이 50%를 웃돌고 있다.

해운업의 호황기가 끝날 무렵 자사선 발주를 큰 폭으로 늘리지 않은 것도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1조5600억원의 선박 대금을 치러야 하지만 현대상선은 2척, 2340억원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업황 악화 장기화 될까···용선료 증가는'부담'


그러나 이런 현대상선도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른 해운사와 마찬가지로 업황악화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현대상선의 위기극복 잠재력은 다른 해운사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실적 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가 동시에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매출원가가 매출액 보다 더 커졌던 것은 단적인 사례.

경기침체로 물동량과 운임은 줄었는데 용선 규모 확대로 유류비 등 고정비용은 변함없이 발생,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가동률은 지난해 1분기 74%에서 올 1분기 66%로, 벌크선의 가동률은 75%에서 70%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87.2%에서 103.9%로 높아졌다. 지급해야할 용선료도 지난해 1분기 8100억원에서 올 1분기 5조43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환율이 상승한데다가 신규로 용선을 발주한 선박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용선료 증가는 향후 업황악화가 장기화할 경우, 현금흐름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2011년 3월말까지 매년 6200억원 가량의 용선료를 지급해야 한다.

주력인 컨테이너선의 운임가격이 반등하지 못하는 등 단기간 내에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이유다. 이미 현대상선의 영업이익이자보상비율은 지난해 말 2.99배에서 올 1분기 -1.74배로 떨어진 상태다.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의 영업손실이 장기화할 경우,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2분기 BDI지수가 상승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여전히 적자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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