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도 낭비하지 않는 수수료 재테크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 2009.07.22 09:15

[머니위크 커버스토리]수수료의 비밀/ ②은행수수료 아끼기

편집자주 | 펀드 주식 은행 카드 부동산 등 모든 거래에는 수수료가 따른다. 0.2%니 2%니 언뜻 들으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무시하기 쉽지만 따져보면 엄청나다.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다친다는 얘기다. 우리가 거래하는 생활 속 많은 부분에서 수수료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수수료는 얼마나 되는지, 또 수수료에 얽힌 비밀은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수수료 다이어트 노하우를 알아봤다.

심리학 실험으로 시작하자. 두 집단에 단열재와 난방비의 연관성에 관해 설명했다. 다만 설명의 방식이 달랐다.

집단A : 단열재를 사용하면 난방비를 OOO원 절약할 수 있다.
집단B: 단열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OOO원이 낭비된다.

과연 결과는 어떠했을까?

집단B가 집단A에 비해 단열재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았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심리학이 경제학을 만나다>는 책에 따르면 사람은 이득보다 손실을 싫어한다.

은행 거래를 할 때 드는 수수료도 이 같은 관점에서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혹여 기껏 '500~3000원 하는 수수료 아껴봐야 얼마나 모은다고?'하며 가벼이 여기지는 않았는가?

그렇다면 똑같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매번 남보다 500원, 1000원, 심지어 3000원씩 더 내고 구입한다고 생각해보라. 수수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번 돈보다 안 낸 돈이 더 달콤한 법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딱히 뾰족한 재테크 수단을 찾기 힘들 때는 1%의 추가 수익을 만드는 것보다 1%를 낭비하지 않는 재테크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단돈 1원도 낭비하지 않는 '수수료 재테크'에 도전해보자.

☞ 은행수수료 절약 5원칙

1. 필요한 현금은 영업시간에 찾자
2. 인터넷뱅킹을 생활화하자
3. 주거래은행을 만들어라
4. 은행의 수수료 우대상품에 가입하라
5. 은행별 수수료 비교해보라

◆'푼돈' 수수료 알고 보면 수백% 초고금리?

손실은 '고객님'에게?

지난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ㆍ기업은행 등 6개 주요 시중은행의 외환 수수료 이익은 6963억원. 이는 전년보다 20% 넘게 늘어난 수치. 지난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가계와 기업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지만 은행은 오히려 짭짤한 수익을 챙긴 것이다.

올해 역시 경기불황으로 줄어든 수익을 수수료로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은행이 지난 4월부터 인터넷뱅킹 타 은행 이체 수수료를 300원에서 500원으로 올렸고, 외국계은행인 HSBC은행도 다이렉트 ATM 수수료를 기존 600원에서 1000원으로 400원이나 인상했다.

高수수료 시대에는 이에 맞는 재테크 전략이 요구된다. 박철 국민은행연구소 연구위원은 "가령 은행 창구에서 10만원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드는 수수료는 평균 2000원 안팎인데, 이는 무려 2%의 수수료를 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만일 이 같은 송금 이체를 연중 수시로 하는 경우라면? 연으로 환산하면 자칫 수백 %에 이를 수 있는 셈이다. 각별히 수수료 다이어트에 신경 쓰라는 당부다.

◆"수수료 낮은 은행에 눈길 줘라"

高수수료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데는 몇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은행 거래 수수료의 대표격인 송금ㆍ이체수수료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은행 거래는 영업시간 내 처리하는 게 좋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 그러나 바쁜 현대인들이 매번 근무시간에 은행을 찾아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부득이하게 은행 업무시간을 넘겼거나 타 은행에서 거래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면제되는 은행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일 영업시간이 지난 뒤 현금이 급하게 필요해 '365일 자동화코너'를 찾는다면?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해당 은행 고객이라 해도 영업 마감 후 ATM기를 이용할 때는 500~600원의 인출수수료를 부과한다.

단 산업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영업시간 외 ATM기를 통한 현금인출 수수료가 없다.

그렇다면 영업시간 마감 뒤 타행 인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은행은?

산업은행은 900원, 국민은행과 농협은 1000원으로 비교적 수수료가 적었다. 신한 ㆍ우리ㆍ하나ㆍ기업ㆍ외환ㆍSC제일 등은 동일한 거래 시 12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와 같은 수수료 비교는 전국은행연합회(www.kfb.or.kr) 홈페이지를 통해서 조회가 가능하다.

◆'얼굴' 보지 않아야 수수료 아낀다

수수료 거품을 빼기 위한 금융 거래 방식으로는 가능한 은행원의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폰뱅킹 등 '비대면' 전자 금융 이용이 추천된다.

이를테면 10만원을 타행으로 송금한다고 가정해보자. 신한은행의 경우 창구를 이용하면 3000원의 수수료를 물어야 하지만, 자동화기기를 사용하면 600~800원으로 비용이 대폭 절감된다. 더욱이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폰뱅킹 등 3대 전자금융을 이용하면 500원의 수수료만 내면 돼 창구에 비해 비용이 1/6로 줄어든다.

환전수수료도 마찬가지. 주요 은행들은 인터넷으로 환전 서비스를 요청하면 수수료를 크게 깎아준다. 외환은행 '단체고객 사이버 환전 서비스'는 2~7명이 단체 고객이 사이버환전을 이용할 경우 최고 70%의 환율 우대 서비스를 해준다.

수수료를 깎으려면 단골 은행을 만드는 전략도 중요하다. 주거래 은행을 통해 실적을 쌓으면 은행 평가 등급에 따라 수수료 면제의 폭이 달라진다.

국민은행, 외환은행, 신한은행은 각각 'KB스타클럽 우대' '프라임고객 우대' '탑스클럽 우대'(TOPS클럽) 제도 등을 통해 거래 실적을 점수화해서 점수가 높은 단골우수고객에게는 타행송금 수수료와 인터넷 뱅킹 수수료 등을 면제해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멤버스 포인트 제도'를 통해 예금이나 신용카드 사용액 등으로 쌓은 포인트만큼 수수료를 깎아주거나 면제해준다. 포인트 1000점이 있으면 부과된 수수료 1000원을 감면받을 수 있다.

◆어떤 우대 상품이 있나

은행별 수수료 우대 상품을 알아두는 것도 유익하다. 최근에는 급여이체 통장 외에도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통장이 많이 나왔다.

국민은행 고객은 KB스타트 통장을 만들 경우 전자금융(인터넷뱅킹, 폰뱅킹, 모바일뱅킹) 수수료가 없다. 단 자동이체 실적이나 각종 공과금의 자동 납부 실적과 KB카드 결제 실적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저탄소 녹색통장은 서울시 승용차요일제나 탄소 마일리지제도 참여고객에게는 자동화기기 인출 및 타행 이체 수수료, 인터넷 뱅킹이나 텔레뱅킹, 모바일뱅킹 이체 수수료를 100% 면제해주는 혜택을 준다.

신한은행의 U드림 저축예금은 올 연말까지 신규/전환한 경우에는 6개월간 월 10건의 타행이체수수료 면제 혜택이 있다.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이 생활화되면서 은행 거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터넷 전용예금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은행의 IBK e-끌림통장은 올해 말까지 조건 없이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SC제일은행의 인터넷 전용예금인 e-클릭통장도 거래 실적에 관계없이 각종 수수료가 면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수료 면제 횟수나 면제 기간에 대한 제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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