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한국 4% 성장"...월가 낙관론 정착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7.17 07:55

무역 흑자 확대, 비관론 쐐기...MS CS등 잇따라 보고서

한국을 보는 월가의 시각이 확연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말 한국의 '제2외환 위기' 가능성을 우려했던 월가는 한국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좀체 거둬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을 지켜본 월가 주요 금융기관들이 최근 한국에 대해 긍정적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6일 월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합병된 메릴린치는 최근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4.0%로 상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릴린치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주요 금융기관 및 연구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메릴린치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3%에서 -1.2%로 올렸다.

◇ 메릴린치 "한국 4% 성장"..중국이 견인차

메릴린치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회복에 힘입어 아시아 지역이 상대적으로 강한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성장 전망치 상향 이유를 밝혔다.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9.6%, 7.3%로 상향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내수 및 수출회복에 힘입어 아시아 신흥 국가들의 내년 성장률은 7.5%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릴린치는 아시아 경제분석팀이 작성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7% 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기에는 이른 단계라고 평가했다.

앞서 메릴린치는 이달초 작성한 '한국과 대만' 비교보고서에서도 한국이 환율효과와 수출다변화 등을 통해 대만보다 훨씬 우수한 경제성과를 달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실적에 비해 원화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앞으로 수분기중 원화 상승률이 타 통화에 비해 월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지난주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조짐에따라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3.7%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힌바 있다. 메릴린치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1.8%에서 2.6%로 높이는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전망치를 상향했다.

◇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 비관론 쐐기

특히 무역수지가 상반기중 견조한 흑자기조를 이어가면서 월가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낙관론으로 방향을 잡았다는게 이곳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가 72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상반기 전체로도 사상 최대인 216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모간스탠리는 이달초 발표한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지난달 기대이상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5월 무역수지 악화로 인해 제기됐던 우려감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는 "한국은 강력한 수출경쟁력 덕에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타격을 덜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6월 수출실적은 한국의 경쟁력이 단순히 환율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3월이후 지난달까지 원화가 달러대비 20% 가까이 급격히 절상됐음에도 수출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한국의 수출품이 기술, 브랜드 가치, 마케팅 전략에서 다른 나라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 역시 7일자 거시경제 보고서에서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무역흑자와 더불어 산업생산, 수출, 심리지표 등이 올 하반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확대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신용도 수개월간 개선, 등급하향 가능성 없어"

크레디트 스위스도 13일자 보고서에서 한국의 단기부채가 감소하고 외환보유고가 증가하는 등 한국의 거시 신용도가 최근 수개월간 개선돼 왔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하향할만한 이유를 찾을수 없다고 덧붙였다.

총 외채가 3700억달러, 단기 외채가 150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40%가 해외 은행 한국 지점들의 채무이기 때문에 한국의 외환 상환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요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의 신용부도스왑(CDS) 금리가 신용도가 더 낮은 말레이시아나 태국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은 기술적인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이 위기가 한창 진행중일때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한데다, 추가 채권발행 전망으로 인한 물량부담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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