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내정부터 사퇴까지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9.07.15 03:41
기수서열 인사 관행을 파괴한 파격 인사로 관심을 모았던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인사검증 과정에서 도덕성 논란이 빚어져 자진사퇴했다.

천 내정자가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지 23일 만에 낙마한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재산문제였다.

대검찰청 인사청문회 기획단은 정치권이 천 내정자의 '공안통' 경력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보고 철저히 준비를 했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천 내정자가 자진사퇴한 직접적인 배경은 내정 이후 언론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 온 서울 강남 고가아파트 구입 과정에 대한 의혹이었다.

천 내정자는 28억7500만원에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사업가 박모씨에게 15억5000만원을 차용한 데다 세금을 체납한 동생에게까지 5억원을 빌렸다. 그러나 천 내정자의 해명은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

정치권은 인사청문회에서 박씨가 천 내정자의 후원자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재산형성 과정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에 천 내정자와 검찰 청문회 기획단은 A4 용지 20매 분량의 해명자료까지 내며 아파트 구입대금 조성 경위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지만 의혹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 내정자가 박씨 부부와 함께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 온 사실이 드러나고 위장전입 문제와 가족들의 호화로운 생활, 동생이 관련된 회사 대표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천 내정자는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같은 천 내정자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결국 천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하루 뒤인 14일 자진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검찰 관계자는 "천 내정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시원스레 해명하지 못한데 대해 검찰 내부에서도 불만이 많았다"며 "검찰개혁이란 명분 아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내정됐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천 내정자 사퇴와 관련해 "전적으로 (천 내정자)개인의 판단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며 "천 내정자가 검찰총장직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보고 사의를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천 내정자 사퇴에 따라 당초 이번 주로 예정됐던 검사장급 이상 검찰간부 인사는 차기 총장이 정식 임명된 뒤로 미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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