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 "케이블TV 광고를 잡아라"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7.13 16:44
대부업체들이 케이블 텔레비전 광고시장에서 '큰손'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아직까지 방송 광고를 시작하지 않은 업체들도 올해 안에 방송 광고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부업체간 케이블TV 광고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케이블TV 광고시장의 큰손, 대부업체=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은 지난해 케이블TV 광고에 총 55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일기획 등에서 집계한 지난해 케이블TV 전체 광고매출(8600억원)의 6.4%를 차지하는 액수다.

아직까지 방송 광고를 시작하지 않은 대부업체들도 연내 케이블TV를 통한 홍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방송광고를 시작한 업체 대부분에서 매출 및 순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방송 광고에 가장 적극적인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의 경우 방송 광고를 시작한 지난 2005년 이후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이 업체는 방송 광고 전인 2004년 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후 △2005년 174억원 △2006년 323억원 △2007년 1299억원 △2008년 993억원의 순익을 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업체는 지난해 대부업계 전체 케이블TV 광고 지출액의 절반에 이르는 약 250억원을 방송 광고비로 집행하기도 했다.

이 같은 광고효과에 주목한 다른 대부업체들도 서둘러 케이블TV에 광고를 냈다. 현재 케이블TV에 광고 중인 산와머니, 리드코프, 원캐싱 등은 모두 방송 광고 이후 에이앤피파이낸셜과 더불어 매출규모 기준 업계 5위 이내로 입성했다.

매출규모 3위인 웰컴크레디트와 7위인 바로크레디트도 연내 케이블TV 광고를 개시할 계획이어서 전체 케이블TV 광고시장에서 대부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에이앤피파이낸셜 관계자는 "TV 광고가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올해 경기가 어렵지만 광고비용을 소폭이나마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업법 개정안, TV광고 기폭제= 정치권에서 대부중개업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할 방침인 점도 방송 광고에 뛰어드는 대부업체가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5월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 등 국회의원 18명은 대부업계 내 다단계 중개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이 같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부중개시장이 대폭 축소된다. 고 의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대부중개영업 자체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부중개업자들은 무가지나 인터넷을 통해 사채 관련 광고를 낸 뒤 대출문의가 접수되면 이를 대부업체에 수수료를 받고 넘기는 방식으로 영업해왔다. 따라서 중개시장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경우 대부업체들은 직접 영업에 나서야 하는데 이에 대비해 방송 광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다는 것이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 광고가 대부 소비자들에게 강력히 어필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며 "대부업체들도 이제 직접 영업에 나서야 하는 만큼 방송을 통한 기업 알리기에 힘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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