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은 유럽산 명품 거품 빠질까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07.13 15:17

수입원가 조금 줄지만 소비자가는 비슷할 듯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유럽산 소비재에 가격 거품이 얼마나 빠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아세안 등과 FTA를 타결했지만 '패션의 본고장', '명품왕국'으로 통하는 유럽은 국내 소비 생활과 직결돼 있어 이번 한·EU FTA 타결로 인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다.

명품은 관세가 철폐되면 산술적으로 가격인하폭은 10%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명품은 가격경쟁력 보다는 '이미지'에 소구, 의도적으로 고가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세 철폐로 인한 소비자 가격 인하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특히 관세는 소비자가격이 아닌 수입원가에 적용되기 때문에 실질적 가격인하 요인 효과는 더욱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FTA 협정 체결 이후 명품은 대부분 3년 내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의류, 피혁 등 명품에 대한 관세율은 13%. 각 브랜드는 영업 기밀로 수입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관세 철폐로 인한 정확한 가격 인하 분을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명품의 소비자 가격이 수입원가의 3~4배라는 점을 감안, 현재 관세율 폐지를 적용하면 대략 8~9% 정도 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명품업계는 희소성, 품질을 내세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고가 전략을 펼치고 있고 세일을 하지 않는 성향도 강한 만큼 실질적으로 소비자 가격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환율 상승을 빌미로 명품업체들이 대부분 가격을 20%~50% 올렸지만 가격을 낮춘 사례는 거의 없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가격을 내린 적은 없다"며 "EU와 FTA 타결에 관해서도 공식적으로 통고받은 게 없고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유럽산 수입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있다. FTA로 인한 관세 철폐로 유럽산 수입 브랜드가 더욱 늘면서 국내 명품 시장 규모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 종전에 세금 부담이나 가격 장벽 등을 이유로 한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던 유럽의 잡화 브랜드, 각종 생활용품 브랜드가 FTA를 계기로 속속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자라, 망고 등 최근 국내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는 유럽의 중저가 패션 브랜드도 FTA 타결로 국내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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