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울진 원전1·2호기 수주전 '점입가경'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07.14 07:10

삼성컨소시엄 분열로 4파전 확대 가능성…저가경쟁 불보듯

총 공사비 1조5700여억원 규모의 대형 원전 재입찰을 앞두고 대형 건설사간 수주전이 전입가경이다. 종전 3파전이던 경쟁구도가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분할되면서 4파전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저가경쟁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신울진 원전1ㆍ2호기 주설비공사의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신청이 오는 15일로 다가온 가운데 컨소시엄 내 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당초 이 공사 입찰에는 대우건설(포스코건설+두산중공업), 삼성물산 건설부문(대림산업+금호산업), 현대건설(GS건설+SK건설) 등이 주간사로 참여한 3개 컨소시엄이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다섯 차례에 걸친 유찰 끝에 지난 1일 재입찰공고된 이후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기존 컨소시엄을 그대로 끌고 가기로 한 반면, 삼성측은 컨소시엄 분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컨소시엄 변경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대림산업이 컨소시엄을 탈퇴하면 새로운 컨소시엄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관계자는 돱아직 확정된 게 없다"면서도 "경영진 판단이 필요해 PQ 마감시한까지 결정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건설업계는 삼성 컨소시엄이 분열해 4파전으로 경쟁할 경우 저가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3파전이던 이전 입찰에서도 이미 컨소시엄간 자존심 싸움에다, 연간 수주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가격경쟁 불가론이 대두됐다.

특히 각 사마다 이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하는 각기 다른 절박함도 가격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의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결별 이후를 대비한 기업가치 제고를 염두에 두고 있는 눈치다.


삼성물산은 주간사로 수주에 나선 첫 원전공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경쟁기업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받아온 현대건설은 자존심 문제에다, 최근 부진한 토목분야에서의 만회를 이유로 들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4파전이 확정되면 가격경쟁은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새 입찰공고에 명시된 공종별 입찰금액 하한선인 65% 내외에서 낙찰률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일 재입찰공고를 내면서 유찰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유찰 방지장치들을 반영했으며 이중 공종별 입찰금액이 발주자가 작성한 금액의 65%를 밑돌지 못하도록 하한선을 정했다.

그동안 원전공사 낙찰률은 2003년 신고리 1·2호기 73.13%, 2003년 신월성 1·2호기 85.05% 등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지난 2007년 현대건설이 신고리 3·4호기를 61.5%에 수주하면서 가격경쟁을 부추겼다.

다른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PQ마감이 끝나고 현장설명후 견적을 준비할 계획이지만 상대방 정보를 모르는데다, 경영진 의지가 중요해 저가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낙찰률이 적자시공을 면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신울진 원전1ㆍ2호기 주설비공사가 오는 8월4일 입찰에서 시공사가 가려질 경우 지난 4월9일 최초 공고 이후 4개월 만에, 건설사들이 수주 준비에 착수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입찰이 완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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