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한·EU FTA 협상이 타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타결 임박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의 유력 일간지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EU FTA 협상 타결을 통해 현 경제위기를 국제교역 확대로 해결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과 EU이 FTA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고 서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며 "한·EU FTA가 사실상 타결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1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133조 위원회'에서 EU 27개 회원국들이 EU 집행위원회가 한국 정부와 벌인 협상 결과에 대해 폭넓은 지지가 있었다"고 협상 타결을 시사했다.
한국과 유럽연합은 현행 관세 환급 제도를 유지하되 협정 발효 5년 후부터 역외산 원자재 조달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경우 환급 관세율 상한을 설정할 수 있는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로 해 마지막 쟁점인 관세 환급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는 13일 이 대통령과 EU 의장국인 스웨덴 프레드릭 라인펠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FTA 협상을 마무리하는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유럽 3개국 순방을 통해 적극적인 정상외교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EU과의 FTA 체결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EU FTA가 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하며, FTA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하자"는 긍정적 답변을 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탈리아 소형 자동차 산업을 들어 한·EU FTA 체결에 우려를 표명하자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은 중형차 인 만큼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유럽순방 첫 방문국인 폴란드에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한·EU FTA가 양국 경제 발전에 필요하다"는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이 대통령이 "유럽연합과 FTA가 체결되면 폴란드를 EU과 러시아를 겨냥한 수출관문이자 전초기지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며 FTA 체결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온 카친스키 대통령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탈리아와 폴란드 등 한국과의 FTA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국가의 정상을 직접 만나 입장변화를 끌어냄으로써 지루하게 끌어왔던 한·EU FTA 최종 타결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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