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대세는 복합리조트"

싱가포르=전예진 기자 | 2009.07.12 16:07
↑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쌍용건설

"건설업 자체가 겜블링(도박)이죠."

52도 기울기의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MBS) 호텔 시공사인 쌍용건설 김석준(56) 회장의 말이다. 이 호텔은 지상 최대 난공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해외건설사들이 설계도를 보고 고개를 내저으며 포기했을 정도다.

하지만 김 회장은 희박한 확률에 도전하는 도박사처럼 과감히 주사위를 던졌다. 그가 건설을 도박에 비유한 것은 그만큼 해외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최근 과도한 창작력이 가미된 건축설계를 이유로 들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개발 이후 발주처, 건축가 스스로 비효율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과도하게 디자인된 건물이 많아졌습니다. 설계와 시공의 간극이 커졌죠."

쌍용건설은 최저가격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MBS호텔 시공사로 선정됐다. 김 회장은 사전시공계획 서비스(Preconstruction service)와 밸류엔지니어링(VE, 가치공학)으로 승부를 걸어야한다고 말했다. 사전시공계획 서비스는 새로운 기술과 원가절감 방안을 미리 제안해 사업을 수주하는 방식을 말한다.

"불확실한 일에 인력을 투입한다는 게 딜레마지만 최소한의 우수인력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게 우리의 경쟁력입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싱가포르에 진출하면서 가격낮추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잘 극복해야 합니다."


자체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건설사 별로 주특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쌍용건설은 희소가치가 있는 고급건물이나 최첨단시설이 들어가는 병원 등에 특화하는 등 장점을 내세워서 공기와 품질로 승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경 ⓒ쌍용건설

김 회장이 건설을 '도박'이라고 말한 이유는 또 있다. 앞으로 건설사업이 라스베가스와 같이 카지노 등이 총망라된 복합리조트(Intergrated Resort)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복합리조트(IR)는 이제 전 세계의 화두입니다. 미팅룸, 컨벤션,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집합된 'MICE'와 비슷한 개념이죠. 한국은 아직 IR의 하위개념인 컨벤션 센터에 머물러 있지만 싱가포르를 필두로 이제 IR붐이 일어날 겁니다."

그는 MBS호텔은 IR로 복합개발되는 세계 최초의 건축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카지노, 전시관, 영화관 등 총 35억불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이번 경험이 향후 IR사업수주에 발판이 될 겁니다."

김 회장은 MBS 완공 후 앞으로 중동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조인트벤처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는데 하반기에 25조원 어치가 발주되고 카타르, 아부다비 등에서도 발주물량이 있습니다. 현재 용역 조사를 끝낸 상태이고 보고서 검토 후 방향을 정해 중동진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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