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영씨 실종…험난한 히말라야 14좌

여성 산악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에 나섰던 고미영씨(41)가 지난 11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실종돼 수색중이다.

국내 대표적인 여성 산악인인 고 씨는 코오롱스포츠 소속이고 선배 산악인인 오은선씨(43)는 블랙야크 소속. 둘은 각 팀의 원정대장으로 원정대를 이끌고 기록 도전에 나섰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여성 산악인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전례가 없어 고 씨와 오 씨의 등반은 여러 모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전직 농림부 공무원 출신인 고씨는 97년 공무원을 그만두고 암벽 등반가로 활동하다 2006년 처음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했고 오 씨는 93년 히말라야 원정대에 처음 참가해 경력으로만 보면 오 씨가 선배다.

하지만 고 씨가 올해만 4개봉을 오를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등정에 성공하며 선배 오 씨의 기록에 바짝 다가서자 히말라야 14좌 완등 경쟁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 씨가 7개, 오씨가 9개봉 등정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고 씨가 올 들어 4개봉, 오씨가 3개봉을 추가하며 둘의 차이는 1개봉 차이로 좁혀졌다.

고 씨는 2006년 10월 초오유 등정에 성공한 뒤 2007년에 에베레스트, 브로드피크, 시샤팡마를 등정했고 2008년 로체, K2, 마나슬루 등정 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서는 5월 마칼루와 칸첸중가 등정, 6월 다울라기리 등정을 마쳤고 지난 11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 변을 당했다.

히말라야 완등까지는 불과 3개 봉우리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특히 고 씨는 고산 등반을 시작한지 만 3년도 안 돼 11개봉에 오르는 기록을 세워 올해 14좌를 완등하면 최단기간(8년) 기록이라는 영광도 기대됐다.

이에 반해 지난해까지 이미 9개봉 등정 기록이 있는 오씨는 지난 5월 칸첸중가, 다울라기리를 등정했고 지난 10일 낭가파르밧 등정에 성공해 대기록까지는 2개 봉우리만 남았다. 오스트리아의 겔린데 칼텐브루너(39)와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36)과 함께 현재 세계 공동 선두다.

등반 전문가들은 거리가 있는 히말라야의 고봉들을 한 시즌에 연달아 공략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잇달아 성공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해왔다. 등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선투 다툼이 심해진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후원사의 현지 지원 및 마케팅 경쟁도 치열했다. 블랙야크(동진레저)는 강태선 사장이 현지에 머물며 오 대장을 지원하고 있고, 코오롱스포츠(FnC코오롱)도 최근 임직원을 현지로 급파, 고 대장 지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