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子 간첩사건' 24년 만에 재심서 무죄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9.07.10 18:19
'모자(母子) 간첩'으로 조작돼 수년 동안 옥살이를 한 배병희(83·여)·이준호(60)씨 모자가 24년 만에 결백을 인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광범 부장판사)는 10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배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와 배씨는 불법구금 상태에서 가혹행위와 회유로 자백을 했다"며 "결국 피의자 신문조서에 기재된 이들의 자백은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수사 개시 이후 24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데 대해 마음 아프고 참담하다"며 "피고인을 마지막으로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씨와 배씨는 1972년 북한에서 내려온 이씨의 숙부를 도와 13년 동안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서울 옥인동 대공분실로 강제 연행된 뒤 기소돼 1985년 7월23일 서울지방법원에서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3월6월에 자격정지 4년형을 선고받고 형기를 다 채우고 출소했다.

이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6년 12월 이준호·배병희씨 사건을 불법 수사 등에 따른 조작사건으로 결론짓고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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