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사이버테러 '다이하드 4.0' 꼭 닮았네

머니투데이 전형화 기자 | 2009.07.09 19:34
ⓒ사이버테러를 그린 '다이하드4.0'의 한 장면.

지난 7일부터 국내 주요 인터넷사이트를 겨냥한 해킹 공격이 사흘째 지속되면서 영화 같은 일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는 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킹을 비롯한 사이버테러는 그동안 스릴러 영화나 액션 장르에서 애용된 소재다. 피가 튀는 테러와는 달리 지능형 범죄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까지 한다.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의 옛 직업은 해커였다. '패스워드'에는 '얼짱' 해킹천재가 등장, 팬들을 사로잡았다.

2007년 개봉한 '다이하드 4.0'은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해 전기, 교통, 금융, 통신 등 미국의 모든 네트워크를 장악한 사이버 테러집단의 공격을 그렸다. 돌아온 늙은 형사 브루스 윌리스가 악착같이 맞선 이 모험극에 미국 뿐 아니라 국내 관객도 크게 호응했다.

그로부터 2년 뒤 한국에서 '다이하드 4.0'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사흘간 이어진 사이버 공격으로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네트워크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아직 누가 이번 사이버테러를 했는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테러를 그린 영화는 다양하다.

지난 3월 개봉한 '카오스'는 해킹을 이용해 24시간마다 계좌에서 100달러씩 이체해 무려 10억 달러를 빼내간 강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시간차 공격과 은행 계좌를 공격한다는 점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현재 디도스 공격과 흡사하다.


해킹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인터넷 문화의 발달과 아울러 조금씩 변화해왔다.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해커스'를 비롯해 착한 해커를 소재로 한 '스니커즈' 등 90년 대 초중반에 등장한 해커 영화들은 해커를 낭만적으로 묘사했다. 그러다 점차 해킹을 이용한 범죄들이 현실화되자 위험성을 경고하는 내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은 '파이어 월'은 컴퓨터 보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뇌 싸움을 그렸다. 영화 속 해킹은 테러와의 전쟁을 거치면서 국가 안보와도 맞물려 그려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양동근 주연의 영화 '모노폴리'가 1억개가 넘는 계좌에서 5조원이 넘는 금액을 인출하는 사이버테러를 담았다.

한국은 사이버강국을 자랑하다 단순한 해킹 공격 한방에 뿌리까지 흔들렸다. 99년 CIH 바이러스 대란을 겪었지만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별다른 방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영화보다 뒤쳐지는 현실, 2009년 사이버강국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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