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축은행의 남다른 사회공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7.13 10:31

제비꽃문학상 제정으로 신진 문학인 발굴 힘써

자산 규모 5조원이 넘는 저축은행이 속속 탄생하면서 저축은행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들의 예·적금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만큼 이익의 일정부분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에 지속적으로 나서는 저축은행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저축은행의 사회공헌활동은 연말이나 명절을 앞두고 고아원이나 독거노인을 찾아 선물을 전달하는 일회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문인 후원으로 사회공헌 실현= 이와 대조적으로 3년에 걸쳐 지속적인 사회사업을 펼쳐온 저축은행이 있다. 바로 '제비꽃서민문화상'을 제정해 신진 작가 발굴에 힘쓰고 있는 한국저축은행이 그 주인공. 문학상은 불우이웃돕기와 같은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눈에 띄지 않지만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의 사회공헌활동이다.

이 상은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저축은행의 정체성을 살려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특히 기존에 널리 알려진 작가보단 가능성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문학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2007년 제정된 제비꽃소설상은 현재까지 7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전달된다. 대다수 기업들이 그러하듯 거창한 시상식을 열고 언론 홍보에도 열을 올릴 법도 하지만 제비꽃소설상은 한국저축은행 사내에서 수상자와 은행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히 치러진다. 흔한 사진촬영도 없다.

한국저축은행 계영시 부사장은 "제비꽃문학상에는 명망 있는 문인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도, 떠들썩한 시상식도 없다"며 "거품을 없애 상금이 좀 더 많이 작가에게 돌아가게 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시상식 이후다. 한국저축은행은 수상작품을 대량 구매한 뒤 영업점에 비치해 고객들에게 무료 배포하며 수상 작가 알리기에도 힘쓴다. 제비꽃문학상이 작가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학계 관계자는 "이는 작가를 단지 금전적 시혜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며 "작가라면 상금 봉투보다도 작품집이 독자들 손에 들려 있는 풍경을 더욱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방식으로 수상자 선정 잡음 없애=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문학상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학상 시상이 있을 때마다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나 문단 내 파벌 다툼과 같은 추문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한국저축은행은 제비꽃문학상을 제정할 당시 이 같은 잡음이 나올 것을 우려해 아예 심사위원회를 두지 않기로 했다. 대신 수상자가 다음 수상자를 추천하는 방식을 택했다.

7회 수상자인 김인숙 작가는 이 같은 추천방식에 대해 "작가의 삶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나를 추천해준 문인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작품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수상 작가는 이청준(눈길)·이현수(토란)·한창훈(청춘가를 불러요)·김종광(모내기 블루스)·손홍규(봉섭이 가라사대)·전성태(국경을 넘는 일)·김인숙(그 여자의 자서전) 등 7명이다. 다음 시상은 오는 10월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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