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재차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내년쯤 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경기하강이 거의 끝났다고 해석된다"는 발언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활발하지 않고 여러 불확실성이 있어 통화정책 운용에 상당히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성태 총재 모두발언
한은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 2%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실물경제 쪽에서는 경제활동이 그 동안 적극적 재정정책 미 통화정책에 힘입어 하강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다. 소비도 약하지만 증가세 보였고,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감소폭은 줄었다. 수출은 작년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월별로 조금씩 느는 모습 보이고 있다.
또 각종 지표로 나타나는 동향지수나 앞으로 상황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지수 등 도 최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경제활동은 연초의 큰 충격에서는 대충 벗어난 것 같지만, 아직 활발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물가는 그동안의 상승률이 내려왔다. 지난 6월에는 1년 전에 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까지 내려왔는데, 그것은 경제활동이 약해 수요 쪽에서 오는 물가 압력 없고, 그동안 원유가격도 작년보다는 많이 나아진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 물가 움직임하고 연결시켜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7월까지는 모르겠지만, 8월 이후에는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
금융 쪽을 보면 지난 1, 2개월 비교적 안정된 모습 보이고 있다. 환율과 주가도 그렇고, 최근 2~3개월 동안 외국인들이 한국 증권시장에서 투자 규모가 작은 규모지만 늘어나고 기업 자금 사정 나타내는 지표들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다만 최근 금융 동향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상당히 크지 않느냐는 것이다. 증가세가 크다. 지난 2, 3개월 동안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같은 것이 다소 상승한 모습 보였다. 이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연결시켜 볼 때 경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지켜보고 있다.
내일 조사국에서 경제전망, 수정경제전망이 나오지만, 금년 하반기에 성장 하지만 매우 약할 것이다는 것이 나의 전망이다. 그 이유는 지난 2분기에 1분기에 비해 상당히 높은 성장 한 것 같은데 이것은 재정확대 지출이나 여러 가지 일과성 요인 많아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끌어갈 힘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수출 쪽에서도 중국 경제는 지난 1분기보다는 조금 나아지는 모습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선진국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교역이 단기간 내에 빨리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도 빨리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내년쯤에 선진국을 포함해 전 세계 경제가 조금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경제도 내년쯤에 상황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지만,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많이 있다. 지금으로써는 통화정책 운용하는데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물가 상황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수요 쪽에서 오는 압력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보고 우리나라 물가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환율 쪽도 물가를 크게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지난 몇 달 동안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가격이 다소 상승세 보이는데 일반적인 전망대로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이 당장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결국 원자재 가격도 최근 상승했지만 크게 상승할 요인은 없다고 본다. 하반기 이후 내년까지 물가는 비교적 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물가지수로 나오는 것은 작년 8월 이후에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금년 8월 이후에 1년 전 대비 물가상승률은 계속 내려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아까 말했다.
경상수지 쪽은 금년 상반기 수입이 워낙 줄어 경상수지 흑자가 생각보다 크게 났는데, 앞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규모는 조금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 자체는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년 하반기와 내년에 대한 진단 을 토대로 한은 통화정책은 당분간은 완화기조 유지될 것이다. 앞으로 경제활동이 얼마나 활발해지는지, 금융시장이 최근과 같은 안정세 지속하는지에 맞춰 운용해나갈 것이다.
◇이성태 총재 일문일답
─부동산 부문 보면 강남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가격 상승한 뒤 강북이나 전국으로 퍼졌다. 올해도 그런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고 보나.
▶지난 해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했다. 그 과정에서 가계의 부채도 많이 늘었다. 일부 다른 나라에서는 주택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서 여러 문제 일으키고 있는데, 우리나라 경우 작년 9월 이후 몇 달 동안 주택가격 일부 하락했지만, 사실 하락폭은 얼마 되지 않는다. 최근 2~3개월 동안 일부 지역에선 거의 회복한 곳도 있고 못 한곳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많이 떨어졌는데 우리나라는 안 떨어졌다는 것 지적하고 싶다.
가격 상승이 앞으로 많이 확산될지 안될 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지난해 그렇게 많이 떨어지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거품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지금 수준에서 주택가격 더 올라가는 건 문제 있다고 본다.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에서 최근 상승 기조 띄었다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럽게 경계심 가지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지 지금 전세계적인 경기든 국내 경기든 간에 단기간에 급속한 회복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 경기적인 측면에서 오는 주택가격 상승 압력은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당국의 수도권 지역 LTV 상향 등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 있을 것이라고 보나.
▶당국에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증가 억제조치 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효과에 대해 답하기 보다는, 우리나라 주택 가격이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수준에 와 있어 높은 가격 수준이 앞으로 민간 소비 증가를 제약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답변 드리겠다.
─통화정책 기조 정상화는 언제쯤 시행되나
▶작년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했고, 그 외에도 직접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자금 공급 조치했다. 그런데 그 조치를 되돌린다는 것을 미리 예정할 수는 없다고 본다. 결국 통화정책 기조는 당분간은 완화기조 가져가는 것이 맞다. 하반기 경제활동 빨리 회복되지는 못할 것 아닌가 하는 판단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 앞으로 경제 상황이 예측대로 가느냐 아니면 다르게 가느냐에 따라 통화정책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과잉유동성 문제 논의 있었나.
▶유동성 문제에 대해서 지난 한 달 동안 큰 변화는 없었다. 조금 넓은 의미의 광의유동성 지표 증가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좁은 의미 유동성 지표 증가율은 아직 안 꺾였다. 그래서 결국 넓은 의미 유동성 지표와 좁은 의미 유동성 지표 관계, M1/M2 등 이런 기준은 여전히 올라가고 있다. 이런 금융완화 시기에 특히 금리 수준 낮은 시기에 이런 현상 일어나는 건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는 것은 유동성이 과연 특정 부문에 상품이나 자산으로 흘러서 경제를 교란하는 지 여부다. 필요하다면 대책 강구할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관련, 통화당국이나 정책당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더 할 말이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이미 부동산 가격 높은 수준이고 우리나라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다. 또 주택 관련 여신 속도 빠르지 고, 반면 실물경제 보면 경제 회복 강도가 단기적으로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인식 가지고 이 문제 접근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상황 전개되면 어떻게 할 것이다'에 대해 미리 말 할 수 없다.
─하반기 경제전망 내일 나온다. 어떻게 전망하나.
▶지난 2분기에 각종 생산 지표나 수출실적이나 여러 지표들이 생각보다는 상당히 좋았다. 단지 그것이 하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조금 걱정되는 면이 있지만, 2분기는 예상보다 매우 좋았기 때문에 연간 전체적으로도 지난 4월보다 보다 나아진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 감세정책 효과 논란 일고 있다. 소비 진작을 위해 감세 정책 사용하다 최근 재정건전성 악화로 감세 유보 모습 보인다. 거시경제적으로 감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부분 거시경제 정책이 그렇지만 특히 세제 문제는 국민들의 이해관계가 폭넓게 연결돼있기 때문에 세금을 낮추기는 쉬워도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거시경제정책이 단기적으로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그만큼 되갚아야 하는 문제가 반드시 나타난다. 그래서 감세정책이 현시점에서 어떠냐 하는 것을 평가하기 보다는 감세정책이 분명히 경제 활동 수준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됐겠지만,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시급한지, 미래에 얼마나 대가를 치를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 일률적으로 어떤 정책이 옳았다 나빴다 보다는 그 정책의 채택 시점과 그 강도 등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답변이 미흡하지만, 조세 정책은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에 관심이 높아졌다. 재정 확장 정책에 따른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나.
▶그동안 취한 재정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고 그때는 이런 정책들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것을 그대로 끌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재정건전성 회복하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크게 하느냐는 재정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다급할 때는 거기에 집중하고 조금 여유가 있으면 앞날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어쩌면 작년 10~11월에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는 지금 조금 나아졌으니 재정건전성 이야기 나오는 상황된 거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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