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 지금? 소비자 "헷갈려"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 2009.07.08 10:28

'중증질병 보장' 지금이 유리, 보장한도 업그레이드 서둘러야

실손의료보험의 보장한도가 기존 100%에서 90%로 축소될 예정인 것과 관련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기존의 100% 보장상품 가입을 서둘러야 할지, 10월 이후에 나올 90% 보장상품을 가입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실제손해의 100%를 보장해주는 손보사 실손보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손보사 실손보험 판매 급증=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 5월엔 4만9474건의 실손보험을 판매해 66억4700만원의 신계약보험료를 거둬들였으나 6월에는 6만7306건, 85억3800만원으로 한달새 건수대비 36.0%, 보험료 대비 28.4%나 증가했다.

다른 손보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해상의 경우 실손보험을 포함한 장기보험 판매건수가 39% 증가했고, LIG손보도 20% 성장했다. 대형사 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대부분 장기보험 판매실적이 급증했다. 실손보험이 늘어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감독당국이 파악한 바로도 실손보험은 6월말까지 하루에 10만건씩 판매됐다. 그러나 7월 들어 그 절반인 5만건으로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입할만한 사람은 대부분 가입한데다 중복가입 체크가 의무화되면서 7월 들어 판매열기가 한풀 꺾였다"며 "이번 달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손보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7월 15일이 지나면 기존 상품이 가지고 있던 메리트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7월 15일 이후부터 9월말까지 100% 보장형 실손보험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3~5년 후 갱신할 때부터는 90%로 보장한도를 낮춰 가입해야 한다.

10월 1일부터는 보장한도가 90%로 축소된 새로운 실손의료보험만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손보업계는 7월 15일까지 100% 보장상품 판매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한다.

한 손해보험 설계사는 "정부가 보장한도를 축소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가입문의가 많이 늘었다"며 "그 이전에는 실손보험 계약이 한달에 10~15건 정도였으나 정부 발표 이후 벌써 20건이 넘었다"고 말했다.

◇언제 가입하는게 유리할까= 실손보험 가입을 고민중인 박모씨(35)씨는 "실손보험을 언제 가입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쪽에서는 보험료가 낮아지니까 기다리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100% 보장 받으려면 지금 가입하라고 하니 헷갈린다"고 말했다.

당국의 실손보험 개정안 발표 이후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은 소비자들이다. 10월 이후 출시되는 90% 보장형 상품은 지금보다 보험료가 낮아지겠지만 대신 치료비의 10%는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득실을 따지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가장 명확한 방법은 보험료 인하폭과 보장받을 수 있는 금액 중 어느 것이 더 큰가를 따져보면 된다. 하지만 90%로 보장이 축소되면 보험료가 얼마나 인하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실손의료보험이라고 해서 100% 실손보장으로만 상품이 구성된 것은 아니다. 실손의료보험을 구성하는 보험료 중 실손보장 부분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30% 정도는 정액형이고 나머지 50%는 저축성이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질병사망시 지급되는 보험금 등은 정액형에 해당한다.


따라서 보장한도가 90%로 축소되더라도 실질적으로 낮아지는 보험료는 큰 금액이 아닐 수 있다. 낮아지는 보험료보다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90%로 보장이 축소되는 대신 담보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 기다렸다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손보사가 판매하는 실손보험 중 담보되지 않는 질병은 치과관련 질병과 임신, 항문관련 질병 등 3가지다.

그러나 최근 통원의료비 보장한도를 기존의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추고 입원의료비 한도도 현재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해의료실비를 담보내용에서 제외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따라서 민영의료보험을 가입하는 목적이 중증질환에 걸렸을 때 치료비를 보장받기 위해서라면 100% 보장상품을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 90%로 보장이 축소되면 최대 200만원까지는 본인이 부담해야 되는데 암이나 심근경색 등과 같이 중증에 걸렸을 경우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200만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까= 현재 손보사들이 판매하는 실손보험도 종류가 다양하다. 손보사들은 꾸준히 보장한도를 업그레이드 해왔다. 기존에는 10만원 한도였던 통원의료비도 20만원, 30만원으로 확대됐고 입원의료비도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한도가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80세 만기 상품이 주류를 이뤘으나 지금은 100세 만기형이 대세다.

정부당국은 실손보험의 갱신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당수의 손보사들은 갱신주기를 이미 3년으로 낮춰 판매하고 있다. 현재 5년 갱신형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현대해상과 한화손보, 그린손보, 교보AXA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미 5년 갱신으로 가입한 사람은 계속 5년마다 갱신하면 되지만 7월 15일 이후 5년 갱신형으로 가입할 경우 5년 후에는 3년으로 갱신주기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3년형에 가입했을 경우 3년 후에는 자신이 가입한 회사의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가 오르거나 내리게 된다. 2008회계연도 실손보험 전체 손해율이 109.8%로 나타났는데, 이는 갱신할 때 9.8% 가량 보험료가 오른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나 이는 일괄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보험회사마다 다르다. A라는 손보사의 손해율이 B사에 비해 낮다면 A사의 고객들은 보험료가 덜 오르게 되는 식이다.

이미 실손보험에 가입한 계약자일 경우 7월 15일 이전에 보장한도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통원의료비 한도를 1일당 10만원으로 가입했다면 이를 30만원으로 높이고 입원의료비 보장한도를 5000만원으로 가입했다면 1억원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좋다. 보험료 차이는 가입자마다 다르지만 1만원 미만이므로 보장한도를 높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기존가입자는 시일과 상관없이 보장한도를 언제든 높일 수 있으나 10월 이후 30만원이나 1억원 담보가 없어진다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대한 미리 업그레이드 해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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