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금융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해외펀드 환매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소득이 연 4000만원을 넘는 자산가들의 경우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원금 회복을 기다리는 것보다 환매 후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증권 프라이빗뱅킹(PB)연구소가 지난 5월 20~27일 예탁자산이 1억원 이상인 218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예정대로 올해 종료될 경우 기존 보유펀드를 환매하겠다는 응답이 58.6%로, 보유하겠다는 이들(41.4%)보다 많았다. 응답자의 61.7%는 아예 해외펀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양길영 한국투자증권 PB센터 세무사는 "해외펀드 보유와 관련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손실을 실현하는 것이 아깝기는 하지만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끝나는 연말 쯤 국내 주식형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고 보고 환매 시점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듯하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PB센터 관계자는 "판매사 측면에서도 세금이나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한 국내 주식형펀드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면 해외펀드의 투자 매력이 반감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7년 6월 정부는 환율 절상을 우려해 200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을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2007년 5월 말 19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해외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지난 해 6월 말 60조9000억원까지 빠르게 불어났다.
박상철 신한은행 PB센터 세무사는 "해외펀드 투자에 대해서는 올해 말 비과세 혜택이 끝나는 점을 상정하고 가입한 경우가 많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앞으로 과세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펀드로 방향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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