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3Q 가계주택대출 확대예상"

당국 규제 방침 전 한은 조사…대출 수요도 증가 예상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카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논란 전 은행들이 3분기 가계주택자금 대출을 완화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아울러 가계주택자금 대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면담 조사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계주택자금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3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2년 1분기(19) 이후 최고치다.

이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을 완화하겠다고 응답한 은행이 강화하겠다는 은행보다 많다는 뜻으로,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을 완화할 것으로 여신담당자들이 전망했다는 의미다.

대출조건이 완화될 것이라고 답변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점유율 제고가 중요하게 감안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된 원인이다.

신성환 한은 안정분석팀 과장은 "시장금리가 저수준으로 유지되고 주택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등 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출태도 완화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3분기 가계주택자금 대출수요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 여신담당자들은 3분기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 전망치를 19로 예상해, 수요 강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조사는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방침이 언급되기 전인 지난달 10일부터 19일까지 이뤄졌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금융당국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지나치게 늘어 이에 대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이후 방침은 확인하기 힘들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은행들이 공식적으로 주택담보대출 확대 정책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일각에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당국에서 규제 방침이 언급된 이후에는 이런 의견들이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지난 1분기 이후 완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3분기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3으로, 1분기 이후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정책당국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출태도 완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전망은 -3으로 강화기조가 이어지겠지만, 정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위험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3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31로, 신용위험 확대를 전망하는 은행의 수는 줄었다. 대기업과 가계에 대한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각각 16과 25를 기록해 2분기와 같았다.

신용위험지수는 플러스면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