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NPL) 매각에 저축銀 신바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07.06 07:48

NPL 매물늘고 가격 하락하자 '단타거래'로 수익

은행들이 자산건전화를 위해 매분기 수조원의 부실채권(NPL)을 시장에 매각하고 있다. NPL을 매각하면 유동성을 추가 확보하는 데다 대출연체율을 낮추는 효과도 본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은행에서 나오는 NPL을 매입한 후 곧바로 해외투자자에게 재매각해 차익을 거두기도 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NPL을 5조원 이상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NPL은 대출이자 혹은 원금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으로, 금융권의 자산건전성을 떨어뜨린다. 금융기관은 NPL이 자금회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이를 곧바로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한다.

올 1분기 은행들은 4조7000억원 규모의 NPL을 정리했다. 그 방식은 △대손상각 1조4000억원 △담보처분에 따른 회수 1조1000억원 △연체이자 회수 8000억원 △자산유동화 7000억원 등이었다.

은행권의 NPL비율은 지난 3월말 현재 평균 1.47%로 지난 연말보다 0.33%포인트 높아졌고 2분기에도 연체율 상승을 감안하면 더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부실채권 정리규모가 1분기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나은행은 올 4월 은행권선 처음으로 NPL을 공개매각하는 등 NPL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우리은행은 2분기 5000억원가량의 NPL을 캠코에 매각하는 방안을 진행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도 정리해야 할 규모가 적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1분기에 NPL 매각 등을 통해 연체율을 0.36%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봤다. 외환은행도 최근 2000억원가량의 NPL 매각을 추진했다는 전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NPL 상각 및 매각 등의 방식을 통해 개선된 연체율은 최소 0.2~0.4%포인트가량"이라며 "2분기에도 연체율이 상당폭 오른 만큼 NPL 매각이 적잖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NPL은 주로 캠코 등을 통해 매각되지만 일반투자자에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은행들이 NPL 처리를 위해 공동으로 설립하려던 민간 배드뱅크는 진척이 더디다.

공개매각 방식인 경우 입찰에는 주로 저축은행이 대거 참여한다. 자산건전화에 주력하는 은행과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한 저축은행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은행권의 NPL 매각가격에 메리트를 느낀다. 가격은 담보 및 신용대출 비중, 연체기간 등에 따라 제각각이나 최근에는 대출 원금의 50~60%선에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은행들이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면서 매각가격이 예전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한다.

저신용자 채권회수에 노하우를 지닌 저축은행들이 NPL을 넘겨받아 직접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보다는 해외 투자가 등에 재매각해 차익을 거두는 게 대부분이다. NPL시장에서도 '단타거래'가 성행하는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나오는 NPL의 경우 우량한 물건이 많아 가격만 적당하면 수익을 얻기 쉽다"며 "경기가 회복될 조짐이 보이면서 NPL에 관심을 갖는 해외 투자가들에게 곧바로 매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네트워크가 있는 몇몇 대형 저축은행이 수익을 올리자 나머지 업체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NPL시장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2. 2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3. 3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유럽 역대급 폭우, 최소 17명 사망
  4. 4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
  5. 5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