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네달째 ↑…리먼충격 극복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7.02 06:00

49.6억불 증가한 2396.7억불 기록

외환보유액이 넉 달째 증가하면서 지난해 '리먼 사태' 직후 수준으로 올라섰다. 상반기 외환보유액은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1998년 이후 최대 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09년 6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환 보유액은 2317억 3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49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2396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월별 외환보유액 잔액(단위 : 억 달러)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2015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한 달 동안 142억 9000만 달러 늘어,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1998년 이후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이 결과 상반기 6개월 동안 약 305억 달러가 증가해, 1998년 이후 상반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경신했다. 기존 상반기 증가폭이 가장 컸던 해는 1998년으로, 214억 달러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연중 증가폭이 두 번째로 컸던 2003년 1년 동안 외환보유액이 339억 달러 늘어났는데, 올해에는 6개월 만에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하근철 한은 국제기획팀 차장은 "50억 달러는 역대 수준과 비교해도 큰 증가폭"이라며 "리먼 사태 발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외환보유액이 리먼 사태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평기금의 외화유동성 공급자금 중 30억 달러 정도가 회수됐고,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만기도래분이 4억 3000만 달러 정도 된다"며 "운용수익과 영국 파운드화 강세에 따른 달러화 환산액 증가 등도 외화유동성 증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2083억 4000만 달러와 예치금 223억 9000만 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출자금 납입으로 보유하는 교환성통화 인출권리) 8억 3000만 달러, SDR(IMF 특별인출권) 9000만 달러, 금 8000만 달러 등으로 구성돼있다.

하 차장은 또 "유동성 회수 등으로 외환보유액은 앞으로 나갈 일보다 들어올 일이 많다"며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보유액 규모의 기준이 되는 유동외채 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외채 비율이란 유동외채를 외환보유액으로 나눈 비율로 낮을수록 안정적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3분기 97.1%로 정점을 찍은 후 4분기 96.4%, 올해 1분기 90.0%로 떨어졌다.

하 차장은 "은행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 은행이 이를 통해 유동외채를 갚아 비율이 낮아졌다"며 "아직 2분기 유동외채 규모가 나오지 않았지만 유동외채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적정 외환보유액을 판단하는 방식 중 하나인 '기도티(Guidotti) 기준'에 따르면 유동외채 비율이 100% 이하면 적정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00%를 넘은 적이 없다. 이 기준은 개발도상국에 적용되는 기준이며 선진국은 유동외채 비율이 이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개도국 기준으로도 안정적인 편이며 선진국과 비교하면 최고수준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한편 5월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은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했다. 1위는 1조 9537억 달러(3월 말 기준)를 기록한 중국이었고, 일본(1조 240억 달러)과 러시아(4042억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5위는 2623억 달러의 인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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