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40년 숙원, 세계최대 전기로 가동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7.01 16:37

(종합) 동부제철, 총 8700억 투입 전기로 완공

- 고로 대비 에너지소비량·탄소배출량 4분의 1
- "동부메탈 다시 인수하는 게 이상적"
- "석유화학 공장 하나 할 계획"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충남 당진 아산만 열연공장에서 열린 전기로 완공식에서 첫번째로 생산된 열연코일(열연두루마리)에 큰붓으로 '세계제일'이라는 글귀를 써넣고 있다.

동부제철이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전기로란 철광석과 석탄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용광로(고로)와 달리 철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로써 동부그룹은 철강사업 진출 약 40년만에 제철소 건설이라는 숙원을 이루게 됐다.

동부제철은 1일 충남 당진 아산만 열연공장에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과 임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로 완공과 이를 통한 첫 열연코일 생산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번에 아산만 공장 부지 50만평 위에 세워진 동부제철의 전기로 제철공장은 완공까지 총 8700억원이 투입됐다.

160톤 규모의 전기로 2기를 통해 연간 300만톤의 열연강판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미국 뉴코어의 버클리 공장(연간 250만톤)을 뛰어넘는 것으로 단일 전기로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전기로는 밀폐형(콘스틸) 방식이 채택돼 분진과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이 포스코 등이 보유한 고로 대비 각각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콘스틸 방식이란 전기로의 윗부분을 열고 고철을 넣는 기존 방식과 달리 위를 덮은 상태에서 측면에서 컨베이어를 통해 고철을 연속 투입하는 것으로, 전기로의 배기가스를 이용해 고철을 예열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전기로는 쇳물의 품질이 고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석판, 선재 등 일부 철강제품에는 쓰일 수 없지만 대부분의 분야에서 고로 쇳물을 대체할 수 있고 투자비가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다. 통상 고로 제철소의 경우 제품 1톤당 1000∼1200달러의 투자비가 들어가는 반면 동부제철 전기로의 경우 제품 1톤당 투자비가 240달러에 불과하다.


동부제철 전기로 공장에는 이밖에도 고급강 제조를 위한 진공 정련설비 1기, 박슬라브 연주기, 열간압연설비 등이 갖춰졌다.

이번 전기로 공장 완공을 통해 동부그룹은 지난 1970년대 초반 합금철사업을 시작으로 철강사업에 뛰어든지 약 40년만에 제철소 건설과 원료자립의 꿈을 이루게 됐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제철과 같은 냉연강판업체가 전기로 등을 통해 원료에 해당하는 열연강판 시장에 진출한 것은 세계 철강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전기로 완공과 관련, "약 40년만에 숙원을 이뤄 감회가 깊다"며 "세계 제철사들이 앞으로 비용도 적게 들고 오염도 적은 전기로 방식으로 가야하지 않나 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전기로 완공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 차원에서) 석유화학공장을 하나 팔려고 한다"며 "부동산도 더 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이 지금까지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망하지 않은 것은 꾸준히 합리화, 즉 구조조정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보수적으로 경기가 L자형으로 간다고 보고 취한 조치가 동부메탈 매각이고, 이외에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의 부채비율이 조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전기로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부채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부채비율이 확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여러 건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곳들처럼 어려워서 그런 것이 아닌 만큼 성격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동부메탈은 엄청 고생해서 기술을 밑바닥에서 지금 세계제일의 수준까지 끌어올린 회사"라며 "지금은 산업은행으로 가지만, 나중에 다시 인수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고 말해 추후 재인수할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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