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업농민"··김준기 회장의 기업가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7.01 14:57
- "동부메탈 다시 인수하는 게 이상적"
- "덤벼드는 것보다 성공하는게 중요하다"
- "기업가·기술자 존중하는 분위기 돼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1일 충남 당진 아산만 열연공장에서 열린 전기로 완공식을 마친 뒤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나는 스스로를 '산업농민'이라고 부른다. 기업하는 사람은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한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몇십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65)은 1일 충남 당진 아산만 열연공장에서 열린 전기로 완공식을 마친 직후 취재진이 예상외로 많이 몰리자 즉석 간담회를 가졌다.

마이크 앞에 앉은 김 회장은 그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1시간20분에 걸쳐 쏟아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은거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창업한 뒤 40년 가까이 사업에만 집중했을 뿐이다. 사업이라는 게 성공하기가 참 어렵다. 몇번 죽을 각오를 하고 고비를 넘어야 한다. 몇십년이 걸린다. 몇년으로 안 된다."

김 회장은 스스로를 '산업농민'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오랜 기간 묵묵히 일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그것이 사업의 본질이라고 했다.


피땀 흘려 그룹을 일군 만큼 계열사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강한 애정이 묻어났다. "(산업은행에 매각될 예정인) 동부메탈은 잘 되게 하려고 엄청 고생했다. 일본에서 기술 배워오려고 별짓을 다했다. 다른 회사들 다 부도나는 가운데에도 다른 계열사 붙여서 부도 막으면서 오늘까지 왔다. 산은이 투자은행(IB)으로 가면서 투자 대상을 필요로 하는데 동부메탈을 좋게 본 것 같다. 나중에 다시 인수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본다"

신규 사업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덤벼드는 것보다 성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 진출보다는 기존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지금의 사업을 세계 제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성장동력은 지금하고 있는 곳에서 파생되는 곳에서 찾는 것이 맞다. 철강에도 분야가 많다. 전기로는 세계제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비전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도전적 기업인상을 피력했다. "기업들은 갖고 있는 돈 중에서 일부는 도전하는데 써야 한다. 무차입 경영이 뭐가 중요하나? 바이오처럼 미국 등 선진국 사람들이 하는 사업에 덤벼들어야 한다. 돈은 사업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있으면 돈은 따라온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돈 가지고 사업했나?"

김 회장은 기업가와 기술자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업하다 보면 기술자가 없어서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기술자가 많아야 한다. 기술자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부가 주도하는 나라다. 민간이 중심이 되는 나라가 아니다. 앞으로는 오랫동안 기업해서 성공한 사람들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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