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강남터미널 인수 "글쎄.."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07.01 15:37

강남터미널 매각, '산너머 산'..관심 있으나 걸림돌 많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서울고속버스터미날㈜) 지분 매각 작업에 본격 나선 가운데, 유통업계 '빅3'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3사 외에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코아에프지도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통3사는 강남고속터미널 개발 계획 자체가 아직 미정인데다 상가를 분양받은 기존 상인들의 보상 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 최종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남권 최고 노른자위 땅이라는 입지 상 관심은 가지만 향후 개발 계획 등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사업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실사부터 진행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고위 관계자는 1일 "투자의향서(LOI)를 냈고 실사를 진행한다"며 "인수에 관심은 있는데 '산 너머 산'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청은 터미널 개발 계획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칼자루를 쥔 서울시의 터미널 개발 계획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통업체로서는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개발 사업에 노하우가 있고 개발 리스크를 질 수 있는 건설사나 사모펀드가 이번 인수전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이 고위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금호 측 지분에다 한진 등 다른 지분까지 사서 50% 이상 확보해야 하고 상인들 보상 문제까지 하면 땅값에만 1조원 가까이 들 것"이라며 "건설비까지 하면 1조5000억원이나 드는데 이 정도 돈을 들여 백화점을 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는 좋지만 부동산 개발 사업은 유통업체의 '주전공'이 아닌 만큼 쉽게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울고속버스터미날은 금호산업(38.74%)이 최대주주고 한진(16.67%)과 천일고속(15.74%) 한일고속(11.11%) 동부건설(6.17%) 등이 주요주주로 있다. 이 밖에 상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800여명의 상인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골칫거리다. 신세계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금호에서 언론에 너무 매각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문제가 산재해있다"며 "상인들 보상 문제만 해결하는데 8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도 투자의향서를 제출, 실사에 돌입했다. 롯데그룹에서 M&A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고위 관계자는 "가격이 싸면 산다.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서울시의 용지개발 완화 방침으로 강남터미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km 떨어진 서초동의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 개발에도 나선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은 인수를 검토했지만 입찰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대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오퍼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서류를 받아 검토는 해봤는데 메리트가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터미널 상가 상인들이 있고 당장 개발할 수 도 없다"며 "내부적으로 의사가 없고 실사는 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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