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놀란 무역흑자, 하반기도 계속될까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9.07.01 14:15

상반기 216억弗 '사상최대'… 대일 적자 급감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수출 회복세가 계속돼 무역 흑자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1.3% 감소하고 수입은 32.3% 줄어 무역수지는 74억4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무역수지 흑자액은 216억달러로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사상 최대치는 1998년 상반기에 달성한 199억달러였다.

예상보다 무역 흑자액이 많이 나오자 정부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 전망치를 당초 200억달러에서 '300억달러 이상'으로 수정했다.

이동근 지식경제부 무역투자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1280원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유가도 배럴당 60달러대 후반 수준으로 안정돼 무역흑자 당초 예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당초 6월 무역수지 흑자를 50억∼60억달러로 예상했지만 결과를 받아보고 우리도 놀랐다"고 덧붙였다.

◇일평균 수출액 5개월째 증가 = 수출은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년 동기대비 수출 감소율은 지난 1월 34.5%에서 6월 11.3%로 축소됐다.

특히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9억80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6월에는 14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또 수출 주력업종의 수출 단가도 크게 높아졌다. 액정디스플레이(LCD) 패널 가격이 1월에는 개당 163달러였지만 6월에는 188달러로 올라가고 나프타 가격이 1월 톤당 380달러에서 6월 622달러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세계 수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제품의 비중도 높아졌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경쟁국에 비해 한국의 수출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적어 상반기 전체로 한국의 수출 금액 순위가 10위권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액 순위는 작년 12위에서 1분기 11위로 올라갔다.

유가 하락과 자본재 수입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중동 및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적자는 크게 감소했다. 상반기 대 중동 무역수지 적자는 전년 동기대비 235억달러 줄어든 145억달러에 머물렀다. 또 대일본 무역 적자는 53억달러 줄어든 118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대 중국 무역흑자는 112억달러로 18억달러 늘었으며 대 미국 무역흑자도 45억달러로 8억달러 증가했다.


◇하반기 수출 감소율 한자릿수 젙망= 하반기 들어서도 수출 회복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하반기 들어 수출 감소율이 6.3%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입 역시 감소세가 13.4%로 완화되겠지만 수출 회복 속도보다는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작년 7월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달 들어 상대적으로 수출 감소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8,9월 수출입 감소세가 축소되고 11,12월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하반기 무역수지 흑자는 원/달러 환율 및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94억달러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근 실장은 "상반기 원유 도입 단가가 배럴당 48달러였는데 하반기에 70달러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원자재 도입금액이 늘어 무역수지가 흑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박·IT제품 '선전'-자동차 '부진' = 지경부가 업종별 단체의 의견을 집계한 결과 하반기 들어 △선박(28.6%)과 △액정디바이스(45.8%), △무선통신기기(13.3%), △반도체(14.5%), △섬유(4.3%)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선박은 향후 2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여서 수출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등 정보기술(IT) 제품은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소비심리 회복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 석유제품 등은 중국의 경기 부양으로 수출 감소율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수요가 아직 부진하고 수출 단가도 아직 낮은 수준이어서 수출 개선은 한계가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7.5% 줄어들고 석유제품 수출은 44.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도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 수요가 아직 저조한 상황이고 GM과 쌍용자동차 등 국내외 자동차 업계 사정이 좋지 않아 수출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자동차업계는 하반기에 자동차 수출이 32.0%, 자동차 부품 수출이 28.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어 하반기 수출 환경은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 하반기에도 수출 총력 지원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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