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M&A 용사들 다시 모인다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9.07.02 08:11

권순문 전 대표 고문 복귀, 전 CFO도 복귀 예정… 공격 경영 행보 빨라지나

이랜드그룹의 과거 인수·합병(M&A) 주역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이랜드그룹이 뉴코아, 해태유통, 데코 등에 대한 공격적인 M&A 행보로 사세를 확장할 당시의 핵심 경영자들이 속속 복귀해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돌연 사직했던 권순문 전 이랜드개발 대표가 이달 초 그룹 고문으로 발령을 받아 복귀했다.

이랜드그룹에서 M&A 업무를 진두지휘했던 권 전 대표는 그룹의 핵심 실세로 통했지만 까르푸로부터 인수한 홈에버를 홈플러스에 되판 뒤,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장광규 이랜드그룹 지식경영최고책임자(CKO)도 돌연 퇴사해 박성수 회장의 '가신경영'에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권순문 전 대표는 사퇴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룹 고문으로 복귀했고 현재 가산동 이랜드사옥에서 머물며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 권 전 대표와 함께 이랜드그룹에서 '재무통'으로 통했던 조희상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랜드그룹 고위 관계자는 "권순문 대표가 고문으로 발령을 받았고 조희상 전 CFO도 아직까지 정식 발령이 난 상태는 아니지만 일선 복귀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조 전 CFO는 대신증권 출신으로 96년부터 이랜드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97년 구조조정본부 본부장 업무를 맡으며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인물. 그는 IMF 외환위기 때 미국계 투자펀드 워버그핀커스로부터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 자금난에 직면했던 이랜드그룹에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2005년 사임 후 미국에서 투자컨설팅회사를 세우는 등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금융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그룹 내 '재무통'으로 통하는 핵심 실세들이 속속 복귀하는데 대해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5월 자금 압박 요인이 됐던 홈에버를 홈플러스에 재매각하면서 자금에 숨통을 트기 시작했고, 매각 자금으로 추가 M&A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세계 경기 위축이라는 역풍에 '위기관리 경영'으로 돌입, 현재까지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10월, 2년 만에 뉴코아 아울렛 안산점을 열고 2010년까지 30개를 추가로 열겠다고 밝혔지만 안산점 이후 추가 출점은 '올스톱'된 상태다. 부천 소재 대형쇼핑몰 소풍도 당초 2월에서 오는 9월로 개점 시기가 연기됐다. 금융 위기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자금 사정이 자금 회전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은 'BBB-'로 회사채 발행이 중단되면서 차입금 상환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신정평가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홈에버 매각대금 1469억원 중 1381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이랜드그룹의 2007년 말 기준 연결부채비율은 496%에서 2008년 말 228%로 낮아졌다.

최성호 이랜드그룹 홍보 이사는 "권순문 전 대표는 지난해 개인사 문제로 사직했고 최근 복귀한 것이며 조희상 전 전무는 아직까지 정식 발령이 나지 않았다"며 "이랜드그룹은 큰 위기 상황은 넘겼고 현재 '정중동'의 행보를 밟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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