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M&A는 대부분 실패?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06.29 15:16

사업포트폴리오 비슷해 시너지 부족, 외형 확대보다 M&A목적에 충실해야

"국내에서 진행된 건설사 인수합병(M&A)은 대부분 실패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재매각 결정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건설사 M&A가 기업 외형 확대보다는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건설사 M&A는 론스타의 극동건설 인수, 보성건설의 한양 인수, 대아건설의 경남기업 인수, 신창건설의 한보건설 인수, 웅진그룹의 극동건설 인수, 효성의 진흥기업 인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등이 꼽힌다.

비교적 성공했다고 평가받던 경남기업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신창건설 역시 워크아웃에 들어가 한보건설을 토해냈다. 웅진그룹과 효성은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보성건설이 한양 인수를 통해 수도권과 주택사업에 진출해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규모로 볼 때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표적 건설사 M&A 사례로 꼽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건설기업 M&A에 대한 평가와 필요성이 재조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내 건설사 M&A가 실패한 원인은 주택-토목-건축 등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대부분 유사한데다, 지역적 차별성도 없는 무한경쟁 속에서 M&A 필요성이 기업의 외형 확대로만 모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비슷한 건설계열사를 모아 놓다보니 시너지는 없고 서로의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만 나았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의 M&A 실패 원인이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의 위축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외국사례와 비교할 때 M&A 기업간 상호보완이 아닌데다 화학적 통합이 어려운 점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반면 외국의 경우 실질적인 기능적 통합을 중심으로 한 M&A 사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는 최근 주택전문건설사 3위인 풀티 홈즈(Pulte Homes)가 센텍스(Centex)를 인수, 단숨에 주택업계 1위로 올라섰다. 풀티 홈즈는 권역별로 나눠진 미국 주택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센텍스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원전전문업체인 블랙앤비치는 원전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환경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을 대거 인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웃 일본에서도 주택과 토목실적 보완 차원에서의 인수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건설사 인수 등 상호보완적인 M&A를 통한 성공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 분야가 동일한 건설사끼리는 인수도 불필요하고 인수 후 시너지를 일으키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준식 GS건설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순한 기업 외형 확대보다는 M&A를 통해 기업이 나아갈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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