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4가지 시나리오별 대응책?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6.29 14:13

경제가 직면할 4가지 상정시 사례별 ECB-FRB 대응책

전세계 경제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악의 침체에서 빠져나와 안정화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필요한 때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출구를 찾아서'란 분석 기사를 통해 전세계 경제가 직면할 수 있는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시나리오별로 각기 다른 해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줄리안 칼로우 바클레이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이 기사에서 "산에 올라갈때는 그냥 길을 따라 가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 산행에서 사고는 하산할때 발생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내려올지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나리오1- 회복세가 지지부진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 경제가 하반기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성장세는 2010년 일정 시점에 가서야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로존은 이보다 늦은 2010년 중반에 가서야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성장이 더딜 것이란 전망이다. 생산과 수요 사이에서도 여전히 큰 간격이 존재한다. 이러한 간격은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당분간 낮을 것이란 신호이기도 하다.

이 경우 FRB는 시장 예상보다 늦게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금리 인상 대신 양적완화정책 과정에서 보유한 과도한 채권 보유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이 오는 2010년 말까지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진다면 금리 인상 시기는 이보다 빨라질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기준금리를 1%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그대로 놔두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계 곳곳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유럽의 회복 신호는 미약하다"면서 "아직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 시나리오2-회복이 예상보다 빠르다면 '출구전략'

지난해 가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경기침체 골은 너무 깊었다. 이런 상황에서 회복이 인상적일 정도로 빠르다면 FRB와 ECB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물론 이처럼 낙관적인 경제 상황을 가정하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특히 유럽에서는 금융부진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회복이 예상보다 빠를 것이란 가정은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대신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게 대세다. ECB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상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미국도 금융시장과 실물 경제 상황을 보고 대응전략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경제가 'V'자 형태로 예상보다 급속한 회복을 나타낸다면 조기 금리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나리오3-디플레이션과 심화된 경기침체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수개월동안 우려해왔던 것은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심화다. 경제가 더욱 악화된다면 FRB와 ECB는 양적완화정책을 더욱 확대하면서 유동성 공급에 나서야한다.

민간 자금이 지금보다 더 꽁꽁 얼어붙을 것이기 때문에 FRB와 ECB가 최종대부자 역할을 하면서 유동성 공급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CB의 경우 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내릴 것이다.

미국과 달리 16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는 ECB는 어떻게 하면 각국으로부터 균형있게 민간 자산을 매입할지 기술적 문제를 고심해야 할 것이다. 또 ECB는 독립성 유지를 위해 국채를 매입하지 않는다는 금기를 부수고 국채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시나리오4-스태그플레이션

중앙은행 관계자 사이에서 가장 최근에 등장한 우려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경기침체가 깊어지는데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CB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목표치인 2%에 근접하거나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유가가 147달러를 넘어섰을 때 ECB는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4.25%까지 올렸다.

결국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닥친다면 ECB는 유로존 경제통합의 유지를 위해서라도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을 것이다. 다만 각국 정부들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에 의존해 정부 지출 확대, 세금인하 등에 나서는 구도가 가시화될 것이다.

FRB가 직면한 고민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물가 대응을 위해 쉽게 금리를 인상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FRB는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경제에 더 큰 중요도를 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리인상 보다 적절한 재정정책의 병행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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