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대우건설 매각손 최소 2조"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09.06.29 10:44

주식운용본부장 "대우건설 주가는 긍정..매각 과정 불확실"

자산운용업계는 29일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매각으로 단기적으로 유동성 리스크를 덜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지만 최소 2조원의 매각손실이 발생함으로써 금호그룹 계열사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종석 KTB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매각하면 유동성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해소되겠지만 상당한 규모의 매각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매각가격을 주당 18000원으로 가정할 때 재무적 투자자(FI)와 금호그룹 보유 지분을 전량(72%) 매각하면 4조원 정도, FI 보유지분 39%에 경영권을 더해 팔면 2조원 정도 손실이 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본부장은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의 경우 손실이 가장 클 것이며 금호석유화학도 지분법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그룹 계열사들은 몇 년 치 장사를 날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송성엽 KB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여러 매각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최소 2조원 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매각 주체는 금호산업이지만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룹 전체가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는 점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면서 "다만 금호그룹과 그 계열사들을 둘러싼 상황이 가변적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우건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금호산업의 경우 자본잠식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호그룹은 성장동력을 상실해 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금호그룹과의 결별이 펀더멘털이나 주가 모멘텀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매각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다.

한종석 본부장은 "대우건설이 금호그룹에 편입되면서 수익 구조가 이전보다 악화된 면이 있다"면서 "현재 주가가 PER(주가수익비율) 밸류에이션으로 봤을 때는 높은 수준이지만 매각 후 수익 구조가 정상화될 것을 예상하면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봤을 때는 결코 비싼 것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갖는 몇몇 기업들도 직접 인수는 고려하기 힘들 것"이라며 "산업은행의 사모투자펀드(PEF)가 우선 인수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성엽 본부장은 "시장에서 곧바로 매각될 지도 불확실하고 금호그룹에 인수된 후 그룹과 관련한 지급보증이 굉장히 많이 생겼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경우 인수자들이 가격협상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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