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 '미쟝센'과 미쟝센영화제의 각별한 인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6.29 07:11

서경배 사장, 영화제 상업화 우려에 "걱정마세요"

최근 진행 중인 '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24~30일)와 아모레퍼시픽의 인연이 화제다.

미쟝센은 '장면화(化)' 또는 '연출하다'는 뜻의 영화 용어인데 아모레퍼시픽의 샴푸 브랜드이기도 하다. 같은 이름을 쓰는 샴푸 브랜드와 단편영화제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을까.

29일 업계에 따르면 샴푸 브랜드 '미쟝센'을 갖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8년째 이 영화제를 후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외부에 드러내기보다 보이지 않는 지원에 주력한다.

'그대안의 블루'로 알려진 영화감독 이현승씨는 2002년 '장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단편영화제 창설을 주도했다. 김성수·박찬욱·허진호·김지운·봉준호·류승완 감독 등이 화답해 영화제가 틀을 갖췄다.

이 감독은 아모레퍼시픽에 후원을 제안했다. 그는 CF감독으로도 활동하면서 아모레퍼시픽 측과 친분을 갖고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2000년 '미쟝센' 샴푸를 출시했다.

영화인들이 구상한 영화제 이름과 제품 브랜드가 같았으므로 후원을 할 명분은 충분했다. 단 영화제 측은 기업과 제품이 강조돼 영화제가 상업화하는 것을 우려했다. 서경배 사장은 영화인들의 뜻을 흔쾌히 수용하고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렇게 2002년 6월25일 '장르의 상상력전(展)'이란 이름을 갖고 영화제가 첫발을 딛었다.


영화제는 아모레퍼시픽의 안정적인 후원 덕에 상영관 대관료 등 '돈 걱정'을 덜었다. 대신 출품작 심사와 수준 향상에 집중, 최근엔 나홍진(추격자) 이경미(미쓰홍당무) 김한민(핸드폰) 감독 등을 배출하며 국내 굴지의 단편영화제가 됐다.

미쟝센 샴푸도 쑥쑥 컸다. 지난해 1000억원 매출을 올려 '메가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설화수, 라네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미쟝센은 올해 1/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0% 늘었다.

그러는 동안 아모레퍼시픽은 보이지 않게 영화제를 꾸준히 후원했다. 서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제 개막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영화제 측은 "아모레퍼시픽은 후원은 하되 관여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훌륭한 기업 정신과 영화가 행복하게 조우한 경우"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출품작이 늘고 수준도 높아져 영화제가 자리매김했다"며 "영화제가 잘 되면 미쟝센으로서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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