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공장 진입 32시간만에 철수

박종진·김보형 기자 | 2009.06.28 00:34

사측 "우리 힘만으로 못지켜"… 금속노조 "공권력 투입시 전국 조합원 집결"

↑ 26일 오후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사측 직원들과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충돌하고 있다. ⓒ임성균 기자
쌍용자동차 사측이 파업 중인 노조원들과 격렬한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하자 27일 밤 평택공장 진입 32시간 만에 공장을 떠났다.

이틀 동안 이어진 폭력충돌은 한고비를 넘겼지만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못하면 법정 관리 중인 회사의 회생가능성이 극히 낮아져 긴장감은 여전하다.

특히 사측이 경찰의 소극적 대응을 강하게 성토하며 우리 힘만으로 일터를 지킬 수 없다고 천명해 공권력 투입 시점 등이 주목된다.

이유일·박영태 쌍용차 공동 법정관리인은 이날 밤 10시쯤 평택공장 본관 앞에서 임직원 3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 60여명이 다치는 등 더 이상 우리 스스로만의 힘으로 일터를 지켜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공장을 떠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사측은 성명서를 통해 "경찰은 폭력행위에 적극 대처하기는커녕 야간에 병력을 철수시켜 직원들을 위험사태에 방치했다"며 "이는 법과 원칙을 수호해야 할 경찰이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처사로 소중한 우리 직원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공장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측 임직원들은 밤 10시30분 이후 전원 공장을 빠져나왔다. 경찰도 사측 직원들이 철수하자 공장 인근에 대기하던 15개 중대 1500여명의 경력을 모두 복귀시켰다.

노조 측은 사측의 철수를 일단 환영하면서도 향후 공권력 투입시점이나 여론동향, 사측의 움직임 등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만약 공권력이 투입된다면 내주 4일 서울에서 열리는 10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 참석자 전원이 평택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충돌은 전날 오전 11시 사측이 제안한 정리해고 인원 축소 등의 최종입장을 노조가 기존안과 다를 바 없다며 거부하자 오후 2시쯤부터 사측 직원들이 공장진입을 시도하면서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사측이 본관을 장악하고 노조는 도장공장을 중심으로 거점을 확보하면서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듯 했지만 밤샘 대치와 간헐적 충돌은 이어졌다.

이틀째인 이날 오후 3시부터는 본관과 도장공장 사이에서 용역직원들과 사측 직원, 노조원들이 뒤엉켜 쇠파이프와 화염병, 새총, 소화기 등이 난무하는 극심한 충돌을 빚기도 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더 이상 우리끼리 피 흘릴 수 없으니 이제 공권력 투입밖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용역깡패를 동원해 사태를 '노노갈등'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공적자금 투입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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