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위탁운용 1조원의 비결

더벨 한희연 기자 | 2009.06.25 15:02

[하반기 채권운용]⑨김보형 KT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편집자주 |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6월19일(14:2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KTB자산운용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연기금들이 위탁한 자금은 웬만한 대형사 뺨친다. 지난달에는 독립운용사로서 10조원의 운용규모를 달성했다.

이번에 달성한 10조원은 90%이상이 주식과 채권, 전략투자로만 이뤄졌으며 MMF(머니마켓펀드)와 부동산의 비중은 극히 소수다. 결국 수탁고의 질적인 면에서 다른 운용사와 차별화됐다는 설명이다.

김보형 KT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규모 자체는 작지만 이만큼 성과를 얻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수익자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 스프레드가 한창 확대됐던 지난해 말, 기회인 줄은 알아도 누구하나 섣불리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다. 수익자 다변화를 꾀하던 김 본부장은 가장 먼저 연기금을 찾아가 왜 회사채 투자의 적기인지 설득했다. 다양한 데이터와 아이디어를 꾸준히 제시한 결과 결국 자금을 위탁받는데 성공했고 현재 회사채 포함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지속적으로 회사채 시장 매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 기관과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하며 공들였던 결과"라며 "임원에서 사원까지 운용, 전략팀 모두 강한 팀워크로 수익자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고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KTB자산운용은 전략 부분까지 합쳐 총 8명 정도의 인원이 채권 운용업무를 하고 있다.

하반기 펀드 운용이 녹록치 않을 것임은 채권 매니저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그는 일반 채권형을 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특화형 등도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물가연동채권를 예로 들었다.


그는 "물가연동채권의 경우 대부분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유동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시장은 수요가 있으면 공급도 생기기 마련이므로 조만간 조금씩 거래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자닌 펀드도 주의깊게 보고 있는 분야다. 다른 운용사와는 다르게 KTB자산운용은 메자닌 펀드를 운용하는 독립 조직이 따로 있다. 벤처펀드나 중순위 채권을 다루는 펀드 등 다양한 방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여러 가지 특화형을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의 하반기 기본 운용 방향은 일단 공격보다는 수비다. 상반기 벌어놓은 것을 지키되 쏠림현상에서 벗어나 나름의 의사결정 근거에 바탕한 투자를 하겠다고 얘기한다.

김 본부장은 "시장에 형성되는 수익률곡선으로 듀레이션 조정을 판단할 수 있는 나름의 투자 보조 지표를 개발해 운용에 참고한다"며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벤치마크와의 추적 오차를 줄이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김본부장은 한국종합금융, 메리츠 증권, 한화투자신탁운용을 거쳐 2004년 11월부터 KTB자산운용에서 채권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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