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곡선 잘 타야 살아남는다"

더벨 한희연 기자 | 2009.06.25 15:02

[하반기 채권운용]⑩손경수 동양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

편집자주 |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6월22일(15:5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모두 회사채로 높은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하는 올해 상반기. 전통적으로 회사채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동양투신운용의 손경수 채권운용본부장은 조용히 웃기만 했다.

운용업계에선 금융위기 후 9개월의 혼돈의 시기에서 동양투신운용이 최대 수혜를 받았을 것이란 말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담담하기만 하다.

"워낙 회사채 투자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더 비중을 늘리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에 크레딧 이슈가 많이 터졌지만 운 좋게 위험과 연결된 것이 없어 무사히 넘어갔어요. 하반기에도 아시다시피 회사채서 수익이 많이 났지요. 그냥 늘 하던 대로 해왔던 결과에요"

금리는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는 법. 상반기 성과를 자축하기보단 하반기 전략 고민이 앞선다는 얘기다.

손 본부장은 "정책적인 유동성 방출과 자산가격의 안정이 있더라도 신용스프레드의 지속적 축소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반기엔 국채에 관심이 가지만 섹터보다는 수익률 곡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 전환을 대비해 형성된 수익률 곡선 모습이 하반기에 달라질 수 있다"며 "실제 기준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시차가 있을 것이고, 이 기간 중 수익률 곡선 타기(Yield Curve Riding)를 이용한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는 수익률곡선에 초점을 둔 운용을 하려고 하지만 사실 그는 요즘 공모 장기채권형 펀드를 활성화할 방안을 궁리중이다.

개인투자자는 사라지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만이 남은 게 현재 채권시장의 현실. 한때 250조원을 육박하던 채권형 펀드 시장은 이제 겨우 30조원 정도만 남았다. 개인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펀드 운용은 언제나 꿈꾸던 것이었다.

그는 "사회가 노령화되다보니 벌어 놓을 돈으로 안정적 수익원을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을 공략하려고 한다"며 "단기수익으로만 따지면 주식이 화끈할지 몰라도 채권투자의 안정성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에게 제시할 투자 매력 포인트를 고민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여건이 된다면 꼭 만들어 볼 계획이란다.

손 본부장은 현재 회사채 시장의 불안정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등급이 낮은 회사채도 높은 금리라도 '거래가 되는'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며 "한국의 경우 등급이 낮아도 낮은 금리를 형성하다가 시장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아예 거래가 없어져 버린다"고 설명한다. 적절한 고금리를 유지하더라도 살아 움직이는 시장이 소멸되는 시장보다는 낫다는 얘기다.

손 본부장은 96년부터 채권운용을 시작했다. 중간엔 한국채권평가로 자리를 옮겨 채권 평가업무 담당하기도 했다. 3년전부터는 동양투신운용에서 채권운용본부를 이끌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