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세계 경제 전망 엇박자 왜?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6.24 18:54
-OECD "한국 2009년 -2.2%, 2010년 3.5% 성장"
-IMF "한국 올해·내년 성장률 1%포인트 상향"
-OECD·IMF 세계경제 '낙관' vs 세계은행 '비관'…국제기구 성격 차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이 한국 경제 낙관론을 펼쳤다. 반면 세계 경제에 대해선 IMF와 OECD가 긍정적인 반면 세계은행은 비관적인 입장을 밝혀 차이를 드러냈다.

◇3대 국제경제기구 "한국 경제 좋다"=OECD는 24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내년에는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OECD의 지난해 11월 전망치 2.7%와 4.2%보다 낮은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OECD 회원국 중 △호주 -0.4% △폴란드 -0.4% △노르웨이 -1%에 이어 4번째로 높다. 내년 전망치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의 전망치는 다른 국제기구에 비해서도 낙관적이다. 지난 22일 한국 경제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세계은행도 전망치는 OECD보다 낮았다. 세계은행은 한국 경제가 올해 -3~-3.5% 위축되고 내년엔 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이날 한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약 1%포인트씩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리비아 블랑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은행 개발경제 컨퍼런스(ABCDE)' 기조연설과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에 발표한 한국의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낙관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약 1%포인트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IMF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포인트씩 높이면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각각 -3%와 2.5% 내외로 수정된다. IMF는 지난 4월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유지하고 내년 전망치는 4.2%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국제기구들이 최근들어 한국 경제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수출 회복세 때문이다.


OECD는 한국 경제에 대해 "올 1분기 확장적 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바닥을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2010년에는 세계 교역이 회복되면서 4분기 성장률이 3.9%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랑샤 IMF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수출이 소폭 회복되고 있고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부총재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튼튼하고 정부 역시 시의적절하게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 전망은 IMF·OECD와 세계은행 엇박자=IMF와 OECD,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선 한결같이 낙관적인 반면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의견 차를 드러내고 있다.

OECD는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와 2.3%로 제시했다. 지난 3월에 발표한 전망치 -2.7%와 1.2%에 비해 높아진 것이다. 이에 앞서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에 제시한 1.9%에서 2.4%로 올렸다.

OECD와 IMF의 세계 경제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반면 세계은행의 시각은 점점 더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지난 22일 '2009년 글로벌 개발금융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9%와 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에 제시했던 -1.7%와 2.3%보다 낮은 수치다.

세계 경제에 대해 국제기구의 엇박자 전망은 국제기구의 성격에 따라 전망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관심분야와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IMF와 OECD가 선진국을 주로 분석한다면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관심이 더 많다. 정부 관계자는 "IMF와 OECD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동향을 경제 전망에 반영하는 반면 세계은행은 개도국 개발에 좀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에 속한 전문가들의 기본 틀이 개발 경제학인 반면 IMF와 OECD는 근대 경제학이라는 점도 전망이 다른 이유로 꼽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OECD와 IMF가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반면 세계은행은 제도경제학 중심으로 보통 시각이 어둡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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