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찾은 일본 아이치현 토요타시의 츠츠미공장 조립라인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한 라인에 여러 차종이 올라와 혼류 생산되고 있다. 1라인은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를 비롯해 ‘프레미오’, ‘아리온’, ‘사이온tC’ 등 4개 차종, 2라인도 3개 차종이 각각 생산되고 있다.
갑자기 라인 위의 작은 전등에 불이 들어오고 벨이 울린다. 해당 공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다. 어디선가 순식간에 노란색 두 줄이 들어간 모자를 쓴 팀 리더가 달려온다. 품질 이상은 그 자리에서 바로 신속히 처리한다.
행여 작업자가 맞지 않는 부품이라도 잡으면 부품 통에 라벨 센서가 작동해 어느 지점 어떤 부품에 잘못 손댔는지 즉각 확인된다. '토요타스러움'이 배어났다.
츠츠미 공장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프리우스'를 지난해 15만9000대 생산했다. 토요타 전체 하이브리드차 생산량(45만대)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는 셈이다. 특히 같은 라인에서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을 함께 생산한다.
모리타 미쯔히로 조립사업부 부장은 "가솔린 모델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하이브리드차에 장착되는 인버터 등을 모두 다룰 수 있는 보조장치 덕에 똑 같은 속도로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1라인은 66초에 1대씩 하루 800대 이상을 생산해 하이브리드차를 주로 만드는 2라인의 생산속도(57초에 1대)와 큰 차이가 없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로 대표되는 친환경 '그린카'에 미래를 걸었다. 그 바탕은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품질 최우선주의가 깔렸다. 세계 생산판매 1위를 지키기 위한 팽창주의를 멈추고 고객의 요구에 철저히 맞추는 '수요자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23일 토쿄 본사에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의 3세 아키오 토요다가 새 최고경영자(CEO)로 공식 선임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지금의 위기를 품질 좋은 친환경차로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50년 흑자 신화가 적자로 돌아서고 올 1분기 판매량에서 2위 폭스바겐에 불과 2만 대 차이로 쫓기는 처지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로 위기를 넘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셈이다.
지난 5월 출시한 ‘프리우스’ 3세대 모델을 내년이면 80개국에서 30만 대 이상 팔겠다는 목표다. 1997년 ‘프리우스’ 첫 출시 이후 하이브리드차 누적 판매량은 180만 대를 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 900만 톤의 절감효과를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신형 ‘프리우스’를 앞세워 연간 하이브리드 판매량 100만 대를 달성하고 2020년에는 모든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개발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도 다른 각도에서 본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여전히 한번 충전에 최대 150km 주행(전기동력만 사용시)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한계로 보고 기존에 사용 중인 니켈 금속 배터리의 신형을 독자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히가쉬 후지 기술센터에 새로운 배터리 연구 부서를 설립하고 공장 신축도 준비 중이다.
토요타의 한 영업담당자는 "새 CEO가 취임함에 따라 각자 자리에서 오직 고객의 요구만을 충족시키는 활동이 전개될 것"이라며 "그 핵심은 값싸고 품질 좋은 친환경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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