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뗀 김할머니, 안정적 호흡 유지"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9.06.23 15:08
첫 존엄사 대상인 김모(77) 할머니가 인공호흡기를 제거한지 3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안정적인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이 발표됐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23일 인공호흡기 제거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30~40분이면 임종할 것으로 예상했던 환자의 상태가 3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악화되지 않고 있다"며 "호흡기 제거 전과 비교해 모든 생체신호가 거의 정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폐렴, 욕창 등도 없으며, 피검사에 대한 염증 소견도 없다. 대법원이 판결에서 인공호흡기 제거만을 명시한 만큼 수액 등을 통한 영양공급은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병원 측은 대법원이 김 할머니를 '사망임박단계'로 보고 판결한 것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있다. 박 의료원장은 "사망임박 단계는 뇌사나 장기손상 등이 진행된 상태를 의미하지만 김 할머니의 경우 콩팥 등 장기에는 이상이 없고 뇌손상만 있었던 상태"라며 "지금상황만 놓고 보면 외부에서 영양공급을 해줄 경우 인공호흡기 없이도 식물인간 상태가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료원장은 "세브란스 병원은 대법원의 판결과 조속한 시행을 요청하는 가족 뜻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인간의 생명 거두는 존엄사는 최대한 억제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공호흡기를 직접 제거한 박무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착잡하다"며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는 계기 됐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병원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경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방식의 존엄사를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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