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90원선도 돌파…불안심리 커져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6.23 13:29

16.5원 오른 1291원 기록 중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90원선을 상향 돌파했다. 경기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마저 폭락한 결과다.

23일 오후 1시 25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6.5원 오른 1291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수준에서 거래를 마친다면 4월 29일(1340.7원) 이후 최고가를 경신한다.

같은 시각 코스피 지수는 35.95포인트(2.57%) 내린 1363.76을 기록 중이며, 외국인은 202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6.5원 오른 128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은 장 초반 1283원선에서 횡보했지만, 점차 상승폭을 키워갔고, 결국 1285원선을 뚫었다.

1288원선까지 올라선 이후에는 조금씩 상승폭을 줄이며 다시 1285원선으로 내려왔지만, 오전 10시 40분경 코스피 지수가 낙폭을 키우자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꾸준하게 오름세를 이어가던 환율은 결국 1290원선까지 상향 돌파했다.

이날 상승은 지난밤 역외환율이 오르고, 뉴욕 증시는 급락하면서 예견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지난 4월 20일 이후 최대 하락률 및 하락폭을 기록하며 200.72포인트(2.35%) 내린 8339.01로 떨어졌고,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127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명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변동성 지수)도 전날보다 11% 급등한 31.17을 기록했다.


세계은행(WB)이 '2009년 글로벌 개발금융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가 지난해보다 2.9%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됐다.

'닥터 둠(Doom)'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국제유가 및 장기 금리 상승, 대규모 재정 적자 등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는 'W'자 형태의 더블딥이 전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밤 위기가 다시 한 번 찾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힘을 받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 역시 좀처럼 장세를 회복하지 못해 달러 매도가 불편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아시아 증시가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여,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 분위기가 강하다"며 "환율이 오를 때마다 조금씩 매도 물량이 나오지만 네고 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오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딜러는 "장중 전고점이던 1284원선과 1290원선이 연달아 뚫리자 이제 1300원선 상향 돌파는 테스트해보겠다는 분위기"라며 "역외세력과 투신사의 달러 매수세 및 결제 수요가 탄탄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당초 장중 전고점은 지난달 28일 기록한 1284원이었지만, 이날 오전 상승세에 뚫렸다. 23일 장중 고가는 1291.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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