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리츠'가 돌아왔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06.23 10:02

헐값 부동산 수확 기회… MSCI 美리츠지수 45% 상승

지난 2000년대 초반 시장을 뒤흔들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가 불황을 넘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미국내 리츠가 돌아온 것은 거의 2년만이다. 부동산 붐이 꺼진 지난 2006~2007년 이후 리츠는 사실상 시장에서 존재를 감췄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주택시장의 파탄에서 생겨난 헐값의 부동산들이 리츠를 되살리고 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갚지 못해 턱없이 싼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 매물과 이 매물에 대한 거래는 최근 호전되고 있는 미국의 주택지표의 실질적 내용이다. 또 몇몇 부동산 투자회사들은 이같은 매물들을 사들이기 위해 자금을 끌어 모으는데 열중이다. 시장에선 "리츠가 디펜스 포지션에서 오펜스 포지션으로 '시프트'(shift)하고 있는 전환기"라고 말한다.

22일 포천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나온 부동산 자산의 규모는 무려 900억 달러. 또 몇 년 안에 수천억 달러에 이르는 개인 채무의 만기 시점이 오기 때문에 이같은 유형의 부동산 자산은 시장에 더욱 넘쳐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리츠 회사들은 이에 대비, 최근 주식시장에서 120억 달러를 조달했다. 보스턴부동산, 리젠시센터스, 시몬부동산그룹, 보르나도리얼티트러스트 등이 대표적인 회사다. 이 회사들은 '블루칩 리츠'로 불리며 부동산 시장의 반등과 함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또 패니맥모기지는 주식시장 기업공개(IPO)를 통해 7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스타우드부동산과 인베스코모기지캐피탈은 각각 5억 달러, 4억 달러 규모의 주식 발행을 준비 중이다.


데이비드 시몬 시몬부동산 회장은 "지난 6개월의 침체기를 넘어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며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짐 설리반 그린스트리트어드바이서 리츠애널리스트는 "부동산 투자신탁 회사들의 재정 상태가 좋은 편"이라며 "하향하고 있는 경기지만 수익을 낼 수 있는 훌륭한 경영진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몇몇 지표 역시 리츠의 화려한 귀환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2007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리츠는 아연실색할 만큼 가격이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무려 75%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승세를 타면서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미국 리츠 지수는 지난 3월 저점을 찍은 이후 무려 45% 이상 상승했다.

필립 마틴 골럽앤코 수석부사장은 "부동산 시장의 펀더멘털이 아주 좋다"며 "경기회복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건강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경기침체 기간 동안 발생했던 막대한 부동산 초과 공급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올바른 정보와 자본이 결합한 리츠는 지금 더없이 완벽한 상황을 맞은 것"이라며 "질 좋은 거래들이 활발해지는 한편 리스크를 덜어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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