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200P↓, WB 경고에 휘청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6.23 05:48

2개월래 최대 낙폭… 금융·에너지·기술주 약세 주도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미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00.72포인트(2.35%) 급락한 8339.01로 장을 마쳤다. 지난 4월 20일 이후 최대 하락률과 하락폭이다. 연초대비 5% 하락한 상태이다.

S&P500 지수는 28.19포인트(3.06%) 하락한 893.04, 나스닥 지수 역시 61.28포인트(3.35%) 떨어진 1766.19에 머물렀다.

세계은행(WB)은 이날 ‘2009년 글로벌 개발금융 보고서’를 통해 올 세계경제가 전년에 비해 2.9%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의 전망치
-1.7%보다 후퇴한 것이다. 내년에는 2%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역시 기존 전망치 2.3%보다 물러선 것이다.

'닥터 둠(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이날 앞으로 주식시장이 강력한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혀 투자심리 위축에 가세했다.
그는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는 'W'자 형태의 더블딥이 전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안전선호 현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원자재 가격은 위축되면서 에너지 원자재 관련주 약세도 증시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개장초부터 약세로 출발한 미 증시는 이날 줄곧 마이너스 권에 머문 끝에 3대 지수 모두 하루중 가장 낮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 금융-에너지-기술 관련주 하락 견인

다우지수 30종목 가운데 27개가 떨어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5.7%), 뱅크 오브 아메리카(-9.6%), J.P모간(-6.9%), 알코아(-8.9%)가 가장 많이 떨어진 종목이다.

S&P500 업종지수로 봐도 3월 이후 반등장세에서 상승폭이 컸던 금융주가 이날 5.8%, 원자재가 5%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 하락폭이 가장 컷던데서 보듯 기술주 약세도 두드러졌다.
애플은 출시된 지 사흘 만인 지난 21일까지 아이폰 '3GS' 모델이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고 밝힌 뒤 주가가 강세를 보였지만 역시 매도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1.5% 약세로 장을 마쳤다.

세계 최대 복합기업 제너럴 엘렉트릭(GE)이 4.8%, 세계 최대 중장비 업체 캐터필라가 3.8% 떨어지는 등 경기회복 지연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소비 민감형 기업 주가도 많이 떨어졌다.

◇WB, 어두운 전망..'닥터 둠'도 가세

세계은행은 이날 ‘2009년 글로벌 개발금융 보고서’를 통해 올 세계경제가 전년에 비해 2.9% 위축할 것이며, 내년에는 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1.7% 위축과 2.3% 성장보다 악화된 수치다.


저스틴 린 WB 부총재는 "선진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제약요인과 금융시스템 개혁 필요성으로 세계경제 회복이 둔화될 것"이라며 말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주식 시장이 몇 개월간 강력한 조정을 받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루비니 교수는 개장 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유가 및 장기 금리 상승, 대규모 재정 적자 등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유가에 대해선 연말까지 100달러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특히 향후 몇 개월 내로 미국의 실업률은 11%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지역은 10%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는 'W'자 형태의 더블딥이 전개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强달러..원자재가 하락

세계은행(WB)이 어두운 경기전망을 내놓으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2.62달러(3.8%) 급락한 66.93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격 기준으로 지난 3일 이후 최저가격이다.

부정적인 경기전망으로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가 후퇴하면서 국제유가가 후퇴한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세계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와 엔화가 주요통화대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64센트(0.46%)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873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79%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0.34% 떨어진 95.93엔을 기록했다. 엔/유로 역시 0.8% 하락한 133.11엔에 거래됐다.

RBC캐피털 마켓의 데이비드 와트 수석 외환투자전략가는 "정책 당국자들이 세계 경제회복 지연을 경고하면서 위험자산들에 대한 낙관론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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