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이 귀농을 권하지 않는 이유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06.22 13:00

[환경영화 무료상영회]다큐멘터리 '농민가', 24일 서울 홍대역 롯데시네마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향수' 中)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인에게 농촌은 마음의 고향이자 로망이다.

어떤 도시인들은 자동차 소음과 매연에 지친 나머지 '당장이라도 물 좋고 산 좋은 데 집 짓고 농사 지으면 음풍농월(吟風弄月)의 풍류를 즐길 수 있으리라'는 상상에 빠지기도 한다.

↑ 다큐멘터리 영화 '농민가'의 한 장면
이 같은 환상을 여지없이 깨트리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자연과 벗하며 사는 게 얼마나 고단한 일인가를 보여준다. 인간을 고달프게 하는 건 자연이 아니다. 바로 사람이다.

지난 5월말 환경재단 그린아카이브 주최로 열린 '제6회 환경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및 아베다한국환경영화상 대상을 수상한 '농민가'가 24일 저녁 7시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다시 한 번 상영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경남 사천시의 농민회를 꾸려 가는 농민들이다. 이른바 '개방농정'이란 이름 아래 '지산지소'(地産地消·산지에서 난 안전한 농산물을 바로 소비하자는 운동)는 발붙일 곳이 없다.

그렇잖아도 수입농산물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더 많은 농산품들이 대거 밀려들어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만큼 농민들의 입지는 줄어든다. 국산 농산물 시장을 보장해주지 않은 채 무작정 집행된 농가지원 자금들은 농민 개개인에게 빚으로 남아 무거운 가슴을 더욱 짓누른다.

카메라는 2007년 4월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된 이후부터 약 1년에 걸쳐 이 같은 사천 농민회 회원들의 삶을 담담한 어조로 담아냈다.

↑ 다큐멘터리 영화 '농민가'의 한 장면
이 영화를 연출한 윤덕현 감독은 2006년 제주에서 한미 FTA를 반대하는 한 농민을 만났다. '사천 농민회 소속'이라는 한 마디만 듣고 그는 무작정 사천으로 찾아가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

24일 상영회 때 윤 감독은 직접 관람객과 만나 작품 안팎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가장 생태적 산업인 농업이 우리 땅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냐는 주제로 즉석 토론도 진행된다.

한편, 머니투데이와 환경재단 그린아카이브는 지난 3월말부터 매월 1회씩 더바디샵과 롯데시네마의 후원을 받아 우수 환경영화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상영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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