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1구역 재건축 조합원 총회를 앞두고서다. 수주전에 나선 3개 건설사(삼성물산·현대산업개발·포스코건설) 직원들은 회사를 상징하는 색깔의 우산을 들고 오전 일찍부터 홍보전을 펼치고 있었다.
한 건설사 직원은 "임원들은 물론 타부서 직원들까지 500~600명이 동원됐다"며 "아무래도 분양성이 담보된 서울의 재건축 단지이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 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구의1구역은 조합원(251명) 물량에 비해 일반 분양분이 많아 사업성이 높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꼽혔다.
총회장 내부는 학교 입구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달리 긴장감이 높았다. 조합에서 고용한 경호업체 직원들이 일일이 좁은 '검색대'에서 비표를 확인하며 조합원들을 입장시켰다. 참여 건설사는 1개사 당 참관인원이 8명으로 제한됐다. 기자도 참관하려 했지만 조합 측의 거부로 끝내 무산됐다. 한 업체 관계자는 "참관인원(8명)도 최대한 조합에 부탁해서 늘린 것"라며 "건설사간 수주전이 과열되다 보니 '갑'인 조합의 입김이 더욱 세지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총회가 진행되는 동안 건설사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며 긴장감을 달랬다. 특히 경쟁사 동향에 민감해 하는 눈치였다. 홍보관에는 타사에 대한 '폭로성' 전단지가 붙어있기도 했다.
총회가 예상시간(2시간)을 넘어서자 긴장감은 고조됐다. 결국 오후 6시가 넘어서야 삼성물산이 112명의 동의를 얻어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 것으로 발표됐다. 최근 2달 동안 전력을 쏟았던 탈락 업체들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한 탈락업체 직원은 홍보관을 철수하며 소회를 털어놨다. "앞으로도 재건축 사업장은 많잖아요. 이렇게 계속 홍보를 해나가며 좋은 이미지를 쌓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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