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한은, 불확실성 언급 잦은 이유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9.06.21 17:32

구조조정 필요성 강조, '출구전략' 가시화 시간 걸려

정부와 한국은행이 앞으로 경기진단에서 불확실성을 자주 언급하거나 강조한다.

지난 19일 열린 한국은행의 월례 금융협의회. 이성태 한은 총재와 시중은행장 등 참석자들은 앞으로 경기흐름을 전망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내용을 소개한 한은은 "미국 등의 회복속도가 불확실하고 유가 불안이 겹쳐 우리 경제에 대해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런 의견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뒤 한은이 "경기하강세가 거의 끝났다"며 바닥을 언급한 것과 차이나는 분석이다.

정부도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이 잦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급한 경기회복론을 설파하기에는 불투명한 요인이 많다는 견해를 자주 밝히고 있다.

윤 장관은 지난 12일 "아직 경기가 하강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경기회복은) 착시현상일 뿐"이라고 밝혔고, 15일 머니투데이 초청 강연에선 "제비 한 마리(일부 경제지표 호전)를 보고 봄(경기회복)을 볼 수는 없다"는 비유도 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전세계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었던 금융위기가 진정국면에 들어갔지만 잠재적 불안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은 성급한 경기회복 낙관론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으로 구조조정 추진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일부 금융권과 기업의 '기대'에 대한 경고성격도 내재돼 있다는 것이다. 진동수 위원장은 실제로 "채권 금융회사 중심의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 체제가 완비돼 있지만 정부가 추진상황을 엄격히 점검해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잦은 불확실성 언급은 유동성 과잉론의 해법으로 꼽히는 출구전략(금리인상, 재정지출 축소 등을 통해 시중에 푼 돈을 회수하는 것)이 조기에 가시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사이기도 하다. 섣불리 금리인상 등을 하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증현 장관은 "지금은 확장적 정책을 유지할 시기라는 것은 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놨고 이성태 총재도 "아직은 완화기조를 유지할 때"라고 밝혔다.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올 2분기 성장률과 3, 4분기 전망을 바탕으로 한 하반기 경제전망과 경제운용 계획을 통해 불확실성에 대한 해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