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장관교체,국정운영 도움 안돼"

심재현 기자 | 2009.06.20 15:28

박희태·이회창 여야회담서 100분간 배석자 없이 국정현안 논의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여권의 인적쇄신 요구와 관련, "장관을 수시로 바꾸는 것은 국정 운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회담에서 "개각이 국면 전환용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전했다.

여권 쇄신론과 맞물려 내각과 청와대 개편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 같은 기류에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도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이) 인적 쇄신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말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미) 두 나라간 합의된 사항이므로 무효로 할 수 없다"면서도 "남북 관계가 어렵게 되면 동맹국으로서 시기를 연기할 수도 있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을 파병해줄 것을 요청했는지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이 자진해서 파병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전투병 파병은 불가능하고 평화유지군 형식으로 파병하는 것은 고려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와 관련해선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정부 마음대로 취소하고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선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갔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회담 뒤 열린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은 5자회담을 강력하게 추진할 의사이나 당분간은 북핵실험과 6자회담 파기에 대해 강한 제재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관련해선 "북한이 최근 회담에 임하는데 유연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는 계속해서 인내심을 가지고 개성 공단 협의에 임해야겠다는 뜻에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미국이 한미관계가 외교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전반의 동반자 관계, 특히 한미 FTA가 한미간의 미래설계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워싱턴 포스트도 사설에서 한미 FTA가 한반도 전략의 차원에서도 조기 진전이 필요하다는 논지를 밝혔다"며 "비록 오바마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FTA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회동한 것은 지난 4월6일 청와대 초청 여야 3당 대표 회담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다만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한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며 이날 회담에 불참했다.

회담은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100여 분간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북핵 문제, 국내 국정 현안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면 배석자 없이 이 대통령과 박 대표, 이총재의 단독회담으로 진행됐다.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 등은 회담 초 배석했지만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김성환 외교안보수석만 남아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을 했지만 김 수석도 바로 자리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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