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페트로브라스와 합작조선소 추진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9.06.22 08:46

드릴십 수주 유리한 고지 선점 목표… 강덕수 회장 내달 브라질 방문

STX가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와 공동으로 브라질 현지에 조선소를 추가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페트로브라스가 발주할 예정인 대규모 드릴십 수주에 전력을 쏟는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21일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이 회사는 STX유럽을 통해 보유 중인 브라질 조선소 이외에 추가 조선소 건립 방침을 정하고 페트로브라스와 합작 조선소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페트로브라스가 소유한 부지에 STX가 조선소를 짓는 방식으로 STX는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50%+1 이상 지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TX조선 관계자는 "페트로브라스가 현지 조선소에만 선박을 발주하겠다는 의사가 확고하다"며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조선소를 추가로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페트로브라스와의 합작사 설립을 포함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STX유럽은 브라질 수도 리오데자네이로의 인근에 있는 니떼로이(Niteroi) 조선소를 보유 중이다. 이 조선소는 17만㎡(약 5만1400평) 부지에 도크 등 사용 가능한 용지가 5만5000㎡(약 1만6600평)에 불과해 중형급 이상의 선박 2~3척을 동시에 건조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오는 2017년까지 지난해 발주한 드릴십 12척을 포함해 모두 57척의 드릴십 및 해양 자원 시추 관련 선박을 발주할 계획이다.


STX는 페트로브라스가 제공하는 부지에 조선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포함해 현지 조선소를 인수하거나 STX 단독으로 부지 매입부터 조선소 설립까지 진행하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중 유력하게 검토 중인 방안이 페트로브라스와의 합작사 설립이다. 이 경우 페트로브라스의 발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부지 매입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페트로브라스 입장에서도 발주자이면서 조선소 주주로서 이익을 공유하고 선박 건조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STX는 투자 형태를 비롯해 투자 규모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는 페트로브라스 부지를 활용할 경우 2000억~5000억원선에서 투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브라질 조선소 건설 방법과 부지 선정, 투자 규모 등을 확정하기 위해 7월초 브라질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이종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STX가 페트로브라스와 합작사를 설립할 경우 대형 3사에 유리할 것으로 인식됐던 예상 수주 구도가 바뀔 수 있다"며 "드릴십 인도 경험이 없는 STX가 입찰에서 기술이전과 같은 옵션을 다수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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