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5만원 마케팅 "4만9900원이요!"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09.06.22 16:04

[머니위크 커버스토리]5만원 경제학/ ③마케팅 현장은 지금

편집자주 | 6월23일, 우리나라에서 36년 만에 최고 액면 화폐의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 화폐 개혁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고액권'의 탄생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1년 안에 10만원권 수표의 90% 이상, 1만원권 수요의 40% 가까이를 대체하리라는 예측만큼 벌써부터 만만치 않은 위력도 감지되고 있다. '5만원권' 시대. 최고 액면 화폐의 새 정권 맞이로 분주한 경제ㆍ사회ㆍ문화 각 분야별 동향을 살펴본다.

"뭐 대단한 변화야 있겠습니까? 어차피 요즘 사람들 대부분 현금보다 카드를 많이 쓰잖아요."

"크든 작든 달라지는 것이야 많겠죠. 당장 5만원 안팎의 상품들은 가격 조정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아오는 답이 제각각이다. 6월23일 5만원 신권 발행과 관련해 유통업계는 저마다 신중하게 분위기를 살피는 모습이다. 아직은 '5만원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를 먼저 감지하고 이끌어 가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쨌든 결론은 매한가지다. 큰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지금 이 시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그래서인지 유통업체들은 벌써부터 저마다 다양한 '5만원 마케팅'을 기획하느라 분주하다. 고객들이 새로운 5만원과 보다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은 물론 5만원권 사용을 유도하는 아기자기한 이벤트가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5만원권에 맞춘 상품군 준비 중

지금까지 수표를 제외하고 가장 고액권은 1만원권이었다. 유통업계가 5만원이라는 새로운 고액권의 등장을 유독 주목하는 이유다.

김영민 아이파크 홍보마케팅팀 부장은 "앞으로는 5만원이 고액권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10만원은 고액이라는 인식 때문에 그 동안 유통업계에서 진행해왔던 9만9000원 상품, 9만원 상품 등의 가격이 4만9000원 등으로 바뀔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보통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비세일 기간에는 고객 유치를 위해 일정 금액 이상 구매 시, 사은 선물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까지는 대부분 3만원 이상 구매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5만원으로 그 기준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아이파크 백화점은 이번 여름세일 이후에는 3만원 이상 구매 시 사은품 증정을 5만원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당장 상품군 구성도 보다 다양해 질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을 비롯한 의류, 화장품, 외식 업체 등에서는 4만9000원 기획전, 4만원대 중저가 제품, 5만원 2인 외식 세트 메뉴 등 '5만원'에 맞춘 다양한 상품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조영제 마케팅 팀장 역시 "기존에 6만9000원, 7만9000원에 판매하던 티셔츠를 4만9000원에 판매하거나, 1장당 3만원에서 3만5000원에 판매하는 셔츠를 2장에 5만원에 판매하는 등 상품군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커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와인유통업체 와인나라 홍보마케팅팀 김지혜 대리는 "본격적으로 신권이 유통되려면 7월 초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면서도 "1만원 때보다 5만원권 하나로 살 수 있는 상품이 늘어나게 되니 고객들의 씀씀이 또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와인을 예로 들자면 대형마트에서는 주로 1만∼2만원대, 와인 전문 소매점에서는 2만∼3만원대 와인이 팔리는 경우가 많은데 5만원권이 유통되면 아무래도 2만원대 와인 2병을 선택하는 분들이나 이왕이면 5만원에 가까운 4만원대 와인 소비가 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그는 "10만원권 수표 사용 대신 현금의 구매 비중도 높아질 것이고, 무엇보다 5만원권을 사용한 후 받게 되는 거스름돈으로 소비자가 지갑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 액수도 늘어날 것"이라며 "남은 거스름돈으로 저가 상품의 구매가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소비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가, 5만원 특수 전쟁 시작

5만원권 발행을 앞두고 가장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는 곳은 아무래도 백화점이다.

아이파크백화점은 이번 5만원권 발행일에 발맞춰 지갑 매장에 색다른 변화를 줬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권의 크기가 기존 1만원권보다 작다는 데 착안, 5만원 신권의 크기에 딱 맞는 '미니홀더형 지갑'이나 '반지갑 제품'을 판매하는 특별전을 따로 마련한 것이다.

23일부터 28일에는 '5만원 상품전'도 준비 중이다. 캐주얼의류 상품을 20~30% 할인하여 5만원에 판매하는 한편 와이셔츠, 넥타이 등 남성의류 제품을 5만원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23일 본점 신권교환이벤트에 '신사임당'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백화점 직원들이 5만원 신권에 그려진 신사임당 복장을 하고 고객들을 맞아 신권교환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26일 단 하루 동안 점포별로 '5만원 복상품전'도 마련한다. 원피스, 남방, 피케셔츠, 빅백, 청바지, 선글라스 등 여름 패션 상품들 위주로 전개될 예정인 이번 상품전에서는 정상가 대비 40%에서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의 5만원 균일가 상품이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역에 위치한 콩코스점에서 24일 당일, 선착순 100명에게 '5만원권 신권교환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외 수원점,천안점, 타임월드, 동백점, 진주점에서도 24일부터 '5만원권 신권교환 서비스'와 함께 '5만원 균일가 상품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5만원 신권 발매와 관련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축하기념 이벤트로 강남점에서 5만원 신권을 교환해주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어 5만원 행복 상품전을 각 층 행사 매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화장품, 잡화, 스포츠와 의류, 생활 분야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개까지 한정 판매할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몰도 예외가 아니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23일부터 29일까지 5만원 신권을 경품으로 내건 '5만원 신권 받으세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옥션에서 제품을 구입한 구매결정금액이 5만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5만원 신권을 경품으로 증정한다. '5만원으로 완벽 장보기', '5만원으로 알뜰 여름나기' 등을 테마로 5만원으로 알뜰쇼핑을 할 수 있는 인기상품을 모아 '5만배 알뜰상품 기획전'도 함께 진행한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갤러리아 쇼핑몰(www.galleria.co.kr)'에서는 역시 5만원권 발행 하루 전인 22일(월)부터 7월5일(일)까지 '5만원 상품 제안전'을 마련하고 있다. 총 60여개 품목에 대해 5만원에 판매할 계획이며, 특히 이 기간 중 5만원 이상 현금결제 구매 고객에게 5%의 적립금을 증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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