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재산상속 않겠다" 50%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09.06.19 08:03

[2009 당당한 부자] 국민 1000명 설문

- 경기불황에 '부자지수' 3년째 내리막

경기침체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빈부격차 확대 등으로 부(富)에 대한 평가가 싸늘해졌다. 하지만 따뜻한 기부를 기반으로 한 자수성가형 부자에 대한 시선은 더욱 따뜻해졌다.

또 부의 축적 수단으로 부동산투자가 1순위로 꼽혔고, 10명 중 5명은 자신이 평생 부자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우리 국민의 절반은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머니투데이가 창립 10주년 및 오프라인신문 창간 8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자인식 여론조사'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부자에 대한 평균 평가지수는 10점 만점에 4.5점이었다. 이 지수는 2006년 5.28점에서 2007년 4.99점으로 떨어진 후 지난해 4.78점에 이어 3년째 하락했다. 이 조사 첫해인 2004년부터 3년간 개선된 호감도는 2006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또한 부자에 대해 '비호감'을 보인 층이 32.5%로 호감층(18.5%)보다 높았다. 이 격차는 지난해(6%포인트)보다 확대됐다. 여기에는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와 이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로 경제상황이 악화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부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들은 30대(4.01점)와 블루칼라(3.98점) 등에서 두드러졌다. 이들은 연금제도 미비 등으로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고 실업의 공포를 느끼는 이들이다. 아울러 정·재계 인사의 부패 연루, 편법상속 논란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당한 부자'가 되려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자로서 도덕적 책임과 의무수행'(44%)과 '부의 자발적인 사회환원'(29.4%)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번에 존경할 만한 부자에 기부천사로 드러난 '국민 여동생' 문근영씨, 전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홍콩 영화배우 청룽씨 등이 꼽힌 것은 이런 인식의 반영이다.

축구국가대표 박지성 선수, 벤처기업가 안철수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 등을 비롯해 자신의 재능과 노력으로 부를 일군 이들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과 이병철 전 삼성 회장 등 기업의 창업주에 대한 호평도 두드러졌다.

부자의 재산형성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부동산투자가 70.2%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76.3%)보다는 낮아졌다. 반면 상속·증여는 34.8%에서 40.4%로 높아졌다. 주식투자는 13.3%로 지난해(12.8%)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집값과 증시 하락이 영향을 준 결과라는 분석이다.

사회양극화 해결방안으로는 '일자리 창출(일자리 나누기)을 통한 취업기회 확대'가 31.5%로 가장 많이 꼽혔다. 자녀가 있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재산 상속 의향을 물은 결과 '없다'는 답변이 50%로 '있다'(46.3%)를 소폭 웃돌았다.

한편 이번 설문은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7, 8일 이틀간 전화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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