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만원권에 홀리지 말자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 2009.06.23 12:07

[머니위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5만원권 지폐가 드디어 23일 발행됐다.

몇년 전 1000원과 10원 신권이 발행되고 오래전 500원이 지폐에서 동전으로 바뀌었던 것과 달리 5만원권은 새로운 단위의 화폐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그동안 우리 경제 수준과 물가 등을 감안했을 때 5만원권의 필요성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하지만 새 화폐의 등장으로 인한 혼란과 부정한 사용에 대한 우려로 5만원권 발행에 반감을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

5만원권 발행을 앞두고 신사임당이 화폐 인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5만원권과 5000원권의 색상이 비슷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사실 이 정도는 소소한 문제일지 모른다.

대체적으로 1만원 단위로 책정되던 제품 가격 기준이 5만원 단위로 바뀌면서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만원권이 거스름돈으로 서서히 인식되면서 개인들의 돈 씀씀이가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1000원 신권 발행 때문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은행 ATM을 몇년 만에 또 다시 재정비해야 하는 등 심리적인 것 외에 실생활과 업무상의 불편함도 당분간 감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불법적인 현금 거래가 더욱 쉬워질 수 있다는 점.

하지만 불편함과 역기능이 우려된다고 해서 언젠가는 바뀌어야 할 것을 계속 회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비단 화폐만 그런 것도 아니다.

몇년 전 버스 중앙 전용차로를 도입했을 때에도 새로워진 교통 체계의 불편함에 대해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당장의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고 적응하면서 버스 전용차로의 편리함도 인정하게 됐다.

어찌됐든 5만원권은 발행됐다. 당장 새 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그런 문제들은 시간이 조금씩 해결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정책 당국과 관련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특히 5만원권이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오직 경제에 순기능을 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아울러 각 개인들이 스스로 1만원권을 비롯한 화폐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착시 현상에 홀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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