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판 부족에 웃는 'LCD 업계'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9.06.18 15:35

대만업체들 부품난 등으로 물량부족에도 공급 못늘려..3,4분기 수급에 호재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액정표시장치(LCD) 업계가 '대만發' 호재로 고무돼 있다.

대만 업체들이 갑자기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부품공급 부족과 자금난으로 공급량을 추가로 늘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급 상 고비로 여겨지던 3, 4분기 들어서도 상당기간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점차 가동률을 회복해가던 대만 LCD 업체들이 유리기판 등 부품 공급 부족과 자금난 등으로 생산 물량을 추가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대만의 LCD 패널 물량 부족이20~30%에 달하고, 기판 크기가 크지 않은 5세대 라인과 6세대 라인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만 LCD 업체들이 지난해 연말 가동률을 급격히 떨어뜨렸다가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유리기판 업체 등 부품업체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발생했다.

LCD 패널 수요는 지난 연말 재고 수준을 크게 줄였던 TV 등 세트업체들이 다시 주문을 늘리고 '가전하향' 등으로 중국시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빠르게 회복됐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기판 업체들이 급격히 가동률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량 등이 발생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일부 업체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용해로를 재가동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LCD 업체 중 AUO를 제외한 CMO, CPT 등 대부분의 업체들이 적자 누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쉽사리 공급 능력을 확대하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도 기판 면적이 큰 8세대 라인을 중심으로 일부 기판 공급 부족을 겪고 있지만 꾸준히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해 와서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공급 부족 현상은 패널 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만은 패널 물량이 부족하고 한국 패널 업체들도 공장을 거의 풀가동 하고 있어 생산량을 추가로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패널 업체들은 그동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만큼 공격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들어 모니터용 LCD 가격은 2~4%, 노트북용과 TV용은 각각 0~8% 가량 추가로 상승했다.

당초 3분기부터 공급 초과가 시작될 것으로 봤던 시장 수급 전망도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3분기까지는 확실히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보고 전반적인 비수기가 시작되는 4분기에도 상당히 선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기판 공급부족 현상은 패널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일부 주문이 4분기로 넘어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패널 생산을 단기간에 늘리기 쉽지 않은 상태여서 수급 사정이 패널 업체들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