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채권, 사라질 위기"

더벨 황은재 기자 | 2009.06.19 10:00

[하반기 채권운용]⑤정광식 신한BNP운용 채권본부장

이 기사는 06월16일(09:2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미국을 보면 금리가 바닥권, 횡보권을 지나 한참 상승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된 것 같다. 그렇다고 금리가 빨리 올라갈 것 같지는 않다 "

6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다음날 정광식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이사)를 만났다. 전날 금통위에 대해 "한은이 정책기조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예상보다 강한 어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라면 당연히 유동성 과잉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때라고 두둔했다.

◇ 장기채권 투자 비중 확대..금리 급등 가능성 낮아

그러면서도 금리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면 그동안 중앙은행들이 해놓은 정책 결과가 다 망가진다. (금리가 급등하면 시장참가자들이 중앙은행의 대응 가능성을 기대할 것이다)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팔라질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권 투자 대상으로는 10년 만기와 20년 만기 채권 등 장기 채권을 추천했다. 그는 "10년과 20년 채권은 5% 이상이고 작년 말에 금리가 하락할 때 많이 내려오지도 않았다. 반대로 금리가 많이 올라갈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추천하지 않았다. 우량 회사채는 신용스프레드가 이미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까지 축소됐고, 공사채의 경우 기업구조조정 관련 채권 발행으로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 BBB급 회사채 위축, 회복 어렵다

정 본부장은 회사채 투자 여부보다 긴급한 현안이 있다고 했다. 우량등급과 투기등급 사이에 놓인 BBB급 회사채 시장이 "옛날로 돌아가진 못할 것 같다"는 것이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1930년대 대공황까지 거슬러 연구했고 가깝게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위기를 되짚어 봤다. 위기는 반복되고 그때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위기 대응이 전개됐고 경제와 기업이 회생할 즈음에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결국 1등 기업만 살아남았다"

"같은 현상을 회사채 시장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BBB급 기업은 이전보다 더 위험한(Risky) 자산으로 바뀌고 있다. A0급도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신용등급이 아닌 시점인데 BBB급 시장은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카드사태 등을 겪으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부터 시장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번 위기에서는 BBB급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우량등급 회사채만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나 BBB급 채권시장의 위축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킬 수 있다"

하이일드(High Yield) 등급에서 우량 등급으로 이어진 길목에 BBB급 시장이 있다. 은행 대출 등 간접금융에 주로 의존했던 기업이 채권 발행과 같은 직접 금융 시장의 진입하는 시작점이고 우량 등급으로 도약하기 위한 검증 단계이기도 하다. BBB급 시장의 퇴보는 회사채 시장 전반의 후퇴로도 볼 수 있다.

◇ "자산배분 전략 변화, 채권형펀드 살아난다"

채권형펀드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물었다. 장 본부장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자산배분에 관한 개념이 바뀌고 있어 채권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산배분하면 해외주식, 국내주식 형태의 기형적인 자산배분이 정답인양 알려졌는데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채권과 주식간의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한 재평가와 재인식이 이뤄졌다"

"채권은 가치를 보전하는 상품이다. 가치를 보전하는 상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남은 자산으로 주식 등에 투자해야 한다. 공모 채권형펀드도 살아날 것으로 본다. 특히 주식·채권 혼합형 펀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장기투자하면 주식이 채권보다 더 수익이 많다는 공식도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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