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팔의 외환중계]유가, 환율의 꼬리를 흔들다

정경팔 외환선물 금융공학팀장 | 2009.06.18 09:49


[6.17 서울]
국내외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달러/원 환율은 소폭 상승에 그쳤다. KOSPI지수는 장중 내내 등락을 거듭했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오전에는 미 주가지수 선물의 약세를 따라 낙폭을 늘렸고 오후에는 미 주가지수 선물이 반등하면서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날의 달러/원 의 움직임은 KOSPI지수의 하락시에도 초반의 상승폭을 줄여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KOSPI지수가 반등시에는 환율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KOSPI지수가 반락시에도 환율의 상승폭은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이 기현상의 주범은 역외달러매도이며 그 뒤에는 국제유가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 유가는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의 상승과 하락에 따라 원유의 수요 증가와 하락을 전망하며 가격이 변화한다. 이날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다수의 아시아 증시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상승한 것은 미국의 주간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재고량 감소 전망이 반영되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배럴당 68달러와 72달러 사이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는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 가 서울외환시장이 열리는 시간 내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유로화를 비롯해서 호주달러 및 뉴질랜드 달러등 상품통화들이 강세를 보였다.

원화 역시 동반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역외달러매도로 나타났으며 수출업체는 다 차려진 밥상에 수저 하나 얹어놓는 기분으로 네고를 출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일 대비 2원30전이 상승한 1259원80전에 마감.
[6.17 뉴욕]

아시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국제유가는 유럽장에 들어서서는 유럽증시하락을 명분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강세를 보였던 글로벌 달러는 뉴욕장에 들어와서는 물가안정으로 인플레우려가 진정되며 다우지수가 상승하자 약세를 보이다가, S&P의 미국 은행에 대한 무더기 신용등급하향소식으로 다우지수가 7포인트 마이너스로 마감되자 다시 반등하는 등 여전히 방향성 없는 불안정한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장 초반 1268원까지 상승했던 뉴욕역외선물환1개월물은 다우지수 상승시 1260원까지 하락한 후 장 막판 다우지수 하락시에 소폭 상승해 1261원50전에 마감했다. 스왑포인트 (-3.80) 감안하여 전일 서울 시장 종가 대비 5원50전 상승한 수준이다.
[금일 서울시장 전망]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달러이며 글로벌달러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제유가의 흐름과 선진국증시라고 할 수 있다. 국제유가는 원유재고량 전망과 증시흐름에 따라 휘둘리고 있고, 뉴욕증시 역시 호재와 악재가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인 끝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달러와 이에 대한 상대통화들 모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흐름의 중심에는 대개의 경우 주식시장의 흐름이 자리잡고 있고 지금까지 통상 반비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커지고 있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은 이러한 통상적인 주가&외환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제 서울외환시장의 모습이 그 반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밤에 다우지수 약세로 마감했고 글로벌 달러는 과도한 약세 뒤에 아시아 시장에서의 반등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KOSPI가 조정을 이어간다면, 환율 상승의 여건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아시아 시장에서의 국제유가의 흐름, 그리고 이에 따른 해외고금리통화들의 움직임에 따라 원화의 움직임은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국면에 있다.

오늘의 예상 range: 1250원과 1275원 사이
금일 개장가: 전일 종가대비 3원 20전이 상승한 1263원에 출발
[개장상황 중계: 오전10시 이후 VOD/ 방송 다시보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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